
자료: 서울외환시장
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2원(0.12%) 떨어진 1040.2원에 장을 마쳤다. 하락폭은 적었지만 장중 변동폭은 최대 9.5원에 달하는 등 '롤러코스터'장세를 연출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4원 내린 1035.0원에 개장했다. 밤사이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의사록은 연준이 조기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시그널을 보였다. 이로 인한 달러 약세가 원화 강세로 이어졌다.
여기에 전날 1050원선이 붕괴된데 따른 심리적 요인도 낙폭을 키우는 재료가 되면서 오전 한때 1031.4원까지 낙폭이 커졌다.
그러나 당국의 직ㆍ간접적 개입으로 환율은 다소 진정됐다. 기획재정부는 외환시장 개장 직후 최희남 국제금융정책국장 명의의 메시지를 통해 "어떠한 방향으로든 단기간에 시장 쏠림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최 국장은 이어 "외국인 자금 유출입 및 역내외 시장 거래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환투기 세력에 대한 감시 등 당국이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경고성 코멘트로 해석되고 있다.
또 취임 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쏠림 현상이 심화된다면 시장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오후 들어 외환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추정되는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040원대에 턱걸이 마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오전 중국 수출지표가 부진했던 점과 이 총재가 환율 쏠림에 예의주시하겠다고 발언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환율이 1000원대 초반까지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재부와 한은이 전날과 달리 개입에 나선 만큼 10원 가까이 오르내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지형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단 환율이 장중 1030원 초반까지 뚝 떨어졌기 때문에 추가적인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며 "상반기에 1000원대까지 근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달러 약세는 세계적인 추세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양적완화에 신중을 기한 데다 일본은행(BOJ)도 추가 금융완화 정책을 발표하지 않아 달러 약세가 심화됐다.
대내적으로는 견조한 경상수지 흑자는 원화 가치를 끌어올렸다. 2월 경상수지 흑자는 45억2000만 달러로 전월(32억9000만 달러)보다 증가하면서 24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여기에 지난달 말부터 증권시장에 외국인 자금도 급속히 유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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