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의붓딸 살해 계모' 징역 15년...시민단체 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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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1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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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해하려는 확정적 또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아주경제 김태형 기자 = 울산지법 제3형사부(정계선 부장판사)는 11일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구속기소된 계모 박모(41)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상해치사죄를 적용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곧바로 살인죄와 구형한 사형 형량을 인정받기 위해 항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가 자신의 행위로 말미암아 아이가 상당한 정도의 상해를 입을 수 있음을 인식했다고는 인정되지만 더 나아가 아이를 살해하려는 확정적 또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검찰이 기소한 살인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그러나 "박씨가 수십분간 아이를 무자비하게 폭행해 갈비뼈 골절, 폐 파열로 끔찍한 고통 속에 사망한 사실은 분명하고 학대 정도가 점점 심해진 점에 비추어 보면 아이의 사망은 어느 정도 예견된 참사라고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씨는 훈육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스트레스와 울분을 해소하기 위해 아이를 무자비하게 폭행했고 학대의 원인을 아이에게 전가했다"며 "반성의 기미나 진정성도 없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은 훈육이라는 이름의 체벌, 가정 내 폭력에 관대한 기존 정서, 주변의 무관심과 외면, 허술한 아동보호체계와 예산·인력 부족 등 우리사회 전반의 아동보호에 대한 인식과 제도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것"이며 "이를 도외시한 채 피고인을 극형에만 처하는 것으로는 비극의 재발을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10월 24일 집에서 "친구들과 소풍을 가고 싶다"는 의붓딸 이모(8)양의 머리와 가슴을 주먹과 발로 때려 갈비뼈 16개가 부러지고 부러진 뼈가 폐를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이날 법정에서는 선고가 나자 생모를 비롯한 방청객들이 일제히 눈물을 흘리며 "살인죄를 인정하지 않고 징역 15년을 선고하는 것이 말이 되냐"며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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