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보안 이대로 좋은가] 금융ㆍ증권업계 보안사고 히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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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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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 정보유출 '흑역사'는 진행형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금융권에서 고객정보 유출 사건이 끊이지 않으면서 허술한 금융보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한 사건이 마무리될 만하면 또다른 금융사에서 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소비자들은 자신의 정보가 어떤 불법적인 일에 사용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금융사의 신뢰는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을 정도로 실추된 상황이다.

◆현 정부에서 유출된 금융정보 1억500만건 육박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출범 후 금융권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는 무려 1억500만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난해 5월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에서 각각 16만건의 고객정보가 유출됐다. 그리고 같은해 12월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에서 각각 10만건과 3만건의 고객정보가 유출됐다. 그러나 보험사와 외국계은행에서 유출된 고객정보 건수는 말 그대로 '새 발의 피' 수준이다.

새해가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에서 무려 1억여건의 고객정보가 유출되면서 카드업계 뿐 아니라 전 금융권이 발칵 뒤집혔다.

금융권 뿐만이 아니었다. 개인정보 보호문제가 전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됐고, 국민들은 분노와 불안감에 휩싸였다. 정보 유출에 연루된 금융사들은 대국민 사과 및 경영진 징계 등 사고 수습에 나섰다.

정부도 관계기관 합동으로 개인정보보호 강화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그러나 "다시는 고객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던 금융권과 정부 모두 '양치기 소년'이 됐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유출된 고객정보가 2차로 유출되거나 범죄에 사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었다. 하지만 불과 두달 만에 3개 카드사에서 유출된 고객 정보가 2차 유출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또 씨티은행에서 유출된 일부 고객 정보는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사실도 확인됐다.

◆사면초가 카드업계, 또다시 320만건 고객정보 유출

특히 카드업계는 사면초가에 놓였다. 지난 1월 고객정보가 유출됐던 국민카드와 농협카드에서 포스단말기 해킹사고로 또다시 정보가 유출된 것이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에서도 고객정보가 유출됐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경찰이 포스단말기 관리업체 서버를 해킹해 320만건의 카드 거래 정보를 빼낸 일당을 적발한 것과 관련, 정보 유출 내역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신한카드 3만5000건, 국민카드 3만3000건, 농협카드에서는 3만건의 고객정보가 유출됐다. 이밖에 광주은행, 기업은행, 씨티은행 등의 카드고객 정보도 유출됐다. 이번에 유출된 정보는 이름, 전화번호, 카드번호, 유효 기간, OK캐시백 포인트카드 비밀 번호 등이다.

신용카드 비밀번호는 빠져나가지 않았지만 신용카드와 포인트카드 비밀번호가 같은 경우가 많아 카드 위조와 현금 인출에 악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이 확인한 사고액만 268건에 1억2000만원에 달한다.

금감원은 선제적 대응을 위해 유출된 고객 명단을 10개 카드사에 전달하고, 부정사용방지시스템에 등록해 정밀 감시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또 현재 35만대의 포스단말기가 가동되는 점을 고려해 소프트웨어 방식의 보안 표준 프로그램을 조속히 설치하고 해킹 등에 대처하도록 했다.

이처럼 금융보안 실태가 엉망인 상황에서 앞으로 금융권이 어떤 대책을 내놓는다 해도 국민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거나 성난 민심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언제, 어떤 유형의 금융 보안사고가 또다시 터져나올지 모를 정도로 금융권의 '정보유출 흑역사'는 여전히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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