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포스단말기 해킹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여신금융협회 등과 함께 신용카드의 비밀번호 숫자를 늘리는 작업에 돌입했다.
유럽의 경우 이미 6자리의 비밀번호를 쓰고 있어, 국내도 이를 도입해 범죄의 소지를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신용카드 비밀번호 숫자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으나 현금인출기(ATM) 프로그램 변경 등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어 논의가 진척되지 못했다.
이번 포스단말기 해킹에서 유출된 OK캐시백 등 제휴카드의 비밀번호가 대부분 4자리인데다 고객이 신용카드와 동일한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제휴카드 정보만 유출돼도 카드 비밀번호까지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경찰에 붙잡힌 일당은 지난 1월 한 커피전문점에서 포스단말기에 저장된 320만건의 카드 거래 정보를 해킹해 카드번호 및 유효기간, OK캐쉬백 포인트카드 비밀번호 등을 빼갔다.
카드 비밀번호는 유출되지 않았지만 범인들은 신용카드와 포인트카드의 비밀번호가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위조 신용카드를 만든 뒤 포인트카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수법으로 1억원이 넘는 돈을 찾아갔다.
금융당국은 우선 보안 강화가 시급한 신용카드의 비밀번호 숫자를 6자리로 늘린 뒤 은행 인터넷뱅킹 등의 비밀번호도 6자리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1월 말부터 3월까지 시행됐던 금융사기예방서비스 한도 축소 적용은 모든 은행이 원상 복구 대신 줄어든 금액을 상시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은행들은 1일 100만원 이상 이체 시 전화나 문자메시지 등으로 본인 확인을 한차례 더 받도록 했거나 조만간 시행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300만원 이상이었다.
국민은행은 또 오는 15일부터 보이스피싱, 파밍 등의 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전자금융 보안등급별 이체한도까지 줄인다.
폰 뱅킹의 경우 기존에는 1회 1000만원, 1일 5000만원까지 이체가 가능했으나 15일부터는 1회 500만원, 1일 500만원으로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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