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아버지 정모(22) 씨는 숨진 아들을 담요에 싼 채 24일간 아파트 베란다에 방치하는가 하면 뒤늦게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린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14일 대구동부경찰서는 정씨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권창현 동부경찰서 형사과장은 "온라인 게임중독자인 정씨가 PC방과 찜질방을 전전하는 동안 아이를 먹을 것도 없는 집 안에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정씨는 아들의 사체를 그대로 집 안에 방치한 채 보름 동안 PC방과 찜질방을 전전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사체가 부패하면서 냄새가 심해지자 정씨는 담요에 사체를 싸서 베란다에 내놨다가 지난 11일 100ℓ 쓰레기봉투에 넣어 자신의 집에서 약 1.5㎞ 떨어진 빌라 앞 쓰레기장에 유기했다.
경찰 조사에서 정씨는 "부동산에 전세계약으로 집을 내놓은 상태였는데 세입자들이 들어와서 범행이 들킬까봐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엽기적인 행각은 별거 중이던 아내가 아들의 소식을 궁금해하는 바람에 덜미를 잡혔다.
"아들을 보여 달라"는 아내의 요청에 정씨는 "어린이집에 맡겼다", "아는 누나 집에 맡겼다"는 등의 거짓말을 계속했다.
그러나 정씨는 아내가 끈질기게 아들의 소식을 묻자 지난 13일 오전 대구 동부경찰서 동대구지구대를 찾아 "노숙을 하던 중 아들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경찰이 동대구역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특이점이 나오지 않아 계속 추궁하자 자신의 범행을 털어놨다.
권창현 형사과장은 “정씨는 만 28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아무도 없는 집에 열흘간 혼자 있으면 숨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정씨에 대해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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