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지연 기자=디올ㆍ구찌ㆍ페라가모 등 해외 5대 명품 브랜드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업체마다 리뉴얼ㆍ고급화ㆍ가격인상 등 다양한 자구책을 내놓고 있지만 '7초백' 신드롬을 일으키며 뭇 여성들의 마음을 자극하던 예전 명성만은 못한 모습이다.
14일 금융감독원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서 '1세대 명품'으로 인기를 누렸던 디올ㆍ구찌ㆍ페라가모ㆍ버버리ㆍ펜디 등 주요 명품들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찌그룹코리아는 지난해 프리미엄 뱀부백 출시 등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기대 이하였다.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은 2425억원으로 전년매출 2558억원 보다 5.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283억원으로 8.7% 줄었다.
페라가모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1119억원으로 전년 984억원보다 12%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07억원으로 전년보다 44.3%나 하락했다. 페라가모코리아의 2011년 영업이익이 21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년 만에 50%나 급락한 셈이다.
버버리코리아도 지난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 2280억원, 21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 63%나 감소했다. 같은기간 펜디코리아 역시 매출액이 296억원으로 전년 308억원보다 4% 줄었고, 영업이익 역시 17억원에서 약 6억원으로 66% 급감했다.
크리스찬디올은 해마다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0년 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이유 이듬해 29억원, 2012년 60억원, 2013년 64억원으로 3년만에 적자폭이 146%나 확대됐다.
세계 5대 명품으로 명성을 날리던 브랜드들의 영업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원인은 간단하다. 상류층은 더욱 희소성있는 브랜드로 찾는 반면 중산층은 장기 불황으로 지갑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또 병행수입이 활발해지면서 온라인ㆍ직접구매ㆍ편집숍 등 다양한 채널들이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법인은 매년 차별화된 마케팅 없이 가격 인상정책만 고수하고 있어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페라가모ㆍ루이비통ㆍ에르메스 등 다수의 명품 업체들은 올해 초부터 주요 제품가를 5~10% 상향조정했다. 페라가모는 이달 초 주요제품의 백화점과 면세점 판매가를 5~12%올렸고, 루이비통도 최근 평균 7~12%, 프라다와 생로랑도 각각 5%, 10% 안팎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수준이 높아지면서 과거처럼 명품 로고만 보고 제품으르 고르던 시대는 끝났다"며 "명품에도 실속 소비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철옹성 같던 '1세대 명품'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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