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수자원공사 광주전남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수자원공사는 지난 2010년 2월 국민권익위원회와 어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섬진강 주변의 염해피해조사를 광범위하게 실시하겠다고 합의했다. 후속 조치로 지난해부터 용역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광양만권 어업단체가 공개경쟁입찰이 아닌 특정기관에 용역을 맡겨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어업피해 조사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이들 단체는 2010년 수자원공사와 합의서를 작성할 당시 전임 회장이 독단적으로 합의를 했고, 합의서 내용 역시 잘못됐기 때문에 문구를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용역 업체 선정도 공신력 있는 기관이 조사에 나서야 정상적 용역업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어업 단체가 특정 기관에 용역을 맡겨야 한다며 조사가 늦어지자 관련업계와 일부 어민들 사이에선 "왜 그 기관만을 고집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공사는 관련법에 따라 해양수산부 공개경쟁 입찰로 용역사를 선정하자는 입장이지만 어업단체는 특정기관을 용역업체로 선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어업피해조사가 늦어지고 있다"며 "현재 권익위 중재 아래 합의서 수정에 들어가 조만간 용역조사를 실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합의서 문구 수정을 두고도 말이 많다.
지난 2010년 합의서 작성 당시 관행어업에 대한 조사가 포함됐지만 어업단체는 이를 삭제, 관계법령에 따라 실시하기로 하고 재첩과 벚굴(강굴) 등 맨손어업 피해에 대한 조사는 않기로 수정한 것이다.
이럴 경우 섬진강 하류에서만 이뤄졌던 재첩과 벚굴 채취가 해마다 바닷물의 수계가 올라와 염분 농도가 높아지면서 수확량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염해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에 대한 조사는 빠지게 되는 셈이다.
특히 지난 2001년 재첩 채취량은 연 626t에서 2011년 188t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는 등 어업피해가 심각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어민 간 갈등도 예견되고 있다.
이에 대해 광양시 어민회 관계자는 "그동안 어민들이 요구한대로 용역업체를 선정하는 건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다"며 "발주사인 수자원공사가 감독하는 용역은 정상적인 조사가 어렵다는 판단에 특정 기관을 선정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합의서 문구 수정과 관련해서는 "기존 합의서에는 어업 피해 조사가 보상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부실 합의여서 수정하게 된 "이라고 덧붙였다.
섬진강 수계는 1965년 섬진강댐 공사 이후 보성강댐, 주암댐, 상사댐, 동복댐 등이 차례로 건설되고, 광양 다압 취수장에서 하루 20만t을 취수하면서 섬진강 유량이 급격히 줄어 하류지역의 염해 등 생태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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