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청약에서 85㎡(이하 전용면적)를 초과하는 중대형이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분양한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는 지난 10~11일 1~3순위 청약 결과 1097가구 모집에 1684명이 청약, 순위내 마감됐다. 이 아파트는 84∼192㎡ 중대형으로만 구성돼 올해 중대형 청약시장의 바로미터터로 주목을 받았다.
앞서 GS건설이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6차를 재건축하는 '역삼 자이'도 중대형 일반분양에서 순위내 마감했다. '역삼 자이'는 지하 3∼지상 최대 31층 3개 동, 59∼114㎡ 총 408가구 규모로 이 중 114㎡ 86가구가 이번에 일반에 분양됐다. 지난 2월 위례신도시에서 현대엠코가 분양한 ‘엠코타운 센트로엘’ 95㎡(161가구) 98㎡(512가구)는 평균 12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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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주택 매매 시장에서도 중대형 가격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부자 아파트의 대명사로 통하는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114㎡의 경우 지난 2월 14억5000만원에 팔렸다. 이 아파트는 2009년 18억원 선까지 올랐다 주택경기 침체의 파고 속에서 2012년 13억원까지 떨어졌었다.
신흥 부촌의 대명사인 송파구 잠실동 잠실리센츠 98㎡는 현재 12억원 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1억원대 초반에 거래됐던 아파트다.
중대형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지난 3월말 기준 전국 중대형 미분양 물량은 2만2313가구로 1년 전에 비해 9000여가구가 줄었다.
이같은 중대형의 인기는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때문이다.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자 중대형 수요는 되살아나는 반면 그동안 공급은 부족했던 탓이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입주 예정인 중대형은 전국 2만8522가구로 1991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중대형 입주 물량은 2010년만 해도 10만2141가구에 달했지만 2011년 5만4607가구로 반토막 난 이후 2012년 4만9968가구, 지난해 3만5451가구로 꾸준히 감소했다. 반면 올해 중소형 입주 예정물량은 23만9000여 가구로 2010년 19만6000여 가구에 비해 늘었다.
갈아타기 수요가 몰리는 점도 최근 중대형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가격 하락기에 중대형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져 중소형에서 중대형으로 평수를 늘려 이사하는 비용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중대형의 평당 평균 가격은 부동산 시장이 활황세였던 2007년 3월말 기준 2287만원에서 지난 3월말 기준 1893만원
으로 394만원이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중소형 평당 매매 가격은 1543만원에서 1488만원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32평에서 40평으로 갈아탈 경우 차액이 약 4억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줄어든 셈이다.
부동산114 김은진 리서치팀장은 “서울 강남권 등 소득 수준이 높고 갈아타기 수요가 있는 지역에서는 중대형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해 정부 규제 완화 등 영향으로 저가 매수가 이뤄지면서 낙폭이 컸던 중대형 매매가도 저점을 회복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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