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 ‘카네기홀(잔켈홀)’에서 시각장애인으로만 구성된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이 오는 5월 3일 한국의 전통음악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은 다음달 1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뉴욕 일대와 카네기홀에서 연이어 공연을 갖고 한국 전통음악을 알릴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뉴욕 카네기홀은 세계 일류급 공연을 비롯해 고전음악과 대중음악을 아우르며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는 공연장으로, 특별한 재능과 색깔을 가진 음악인들에게 공연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카네기홀에 시각장애인 국악단이 서게 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라고 예술단측은 설명했다. 평소 보이지 않는 눈 대신, 귀로 소리를 살피며 묵묵히 자신의 음악을 다듬어 온 예술단원들의 노력이 전 세계 음악문화의 중심지인 ‘뉴욕 카네기홀’에서 빛을 발하게 된 것이다.
불가능하리라 여겼던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예술단원들은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 음악의 우수성을 알리고, 깊은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매일같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예술단에서 타악을 맡고 있는 이진용 단원은 “‘카네기홀’이라는 이름이 주는 중압감이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긴장되고 설렌다. 어렵게 주어진 기회인만큼 열심히 연습하여 우리의 음악이 이 정도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동익 예술단장은 “단원들 모두 시각장애 때문에 음악의 꿈을 키우는 데 어려움을 많이 겪었지만, 이렇게 꿈을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달려왔다는 것이 참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시각장애인들의 순수한 열정과 섬세한 음악이 뉴욕에서도 큰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과 더불어 특별히 예술단의 의미와 공연의 취지에 공감한 포스코1%나눔재단의 적극적인 지원과 후원이 더해져 가능했다. 포스코1%나눔재단은 포스코그룹 및 포스코 외주사 임직원들이 급여의 1%를 기부해 만들어진 재단이다.
포스코1%나눔재단 사무국장인 박현 포스코 상무는 “국민기업에서 출발한 포스코는 1%나눔재단을 통해서 우리 문화유산 보존과 계승에 힘쓰고 있어, 이번 공연을 지원하게 되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가 더욱 인정받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며 후원의 취지를 밝혔다.
예술단은 5월 3일 카네기홀(현지 시간 19시) 공연 외에도, 뉴저지의 위안부 기림비 앞 야외공연을 비롯하여, 콜롬비아대학 공연, 한국어정규과목추진회 초청공연 등 5월 1일에서 12일까지 세계문화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우리 음악의 묵직한 울림과 감동을 선사할 계획이다.
김미경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관장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처럼, 세종시대의 역사를 담고 있는 예술단이 세계문화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인정받을 수 있게 되어 매우 감격스럽다”며, “이번 카네기홀 공연이 예술단원들에게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되길 바라며 전 세계적으로 무대를 넓힐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은 조선시대 궁중음악기관에서 연주를 하던 맹인악단을 재현하기 위해 문체부의 지원을 받아 2011년 3월 창단돼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 운영하고 있는 전통예술단이다. 현재까지 100회 가까운 국내 공연과 2012년 미국순회공연 (USA Denver, Colorado, UCLA, UCSD), 2013년 한국·캐나다 수교50주년 기념 캐나다공연을 진행했으며, 다양한 해외순회공연을 통해 전 세계에 우리 전통음악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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