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잇따른 금융사고로 은행들이 내부 감시망을 강화한다. 직원 사이의 돈거래를 실시간 감시하고, 인사에 반영하는 성과평가 체계도 개편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전일 금융감독원의 은행장 소집에 맞춰 내부통제와 사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도쿄지점 부당대출과 전 지점장의 자살 사건이 벌어진 우리은행은 직원의 계좌에서 1000만원 이상 금액이 드나들면 상시 감시 체계가 가동된다.
고객과의 금전 대차(빌려주고 받음)가 엄격히 금지되는 데 더해 직원 사이의 금전 대차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비정상적인 돈거래를 차단하는 취지다.
우리은행은 일선 점포에서 고객이 여러 계좌로 거액을 분산 예치하는 등 의심스러운 거래가 이뤄지면 본점 감찰부서가 담당 직원에게 곧바로 소명을 요구한다.
도쿄지점 부당대출의 '원조' 격인 국민은행은 '해외점포 관리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해외점포에 대한 은행 본부의 제어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지점장 전결권을 일반 해외점포는 20~30%, 부당대출 사건이 발생한 도쿄지점은 70% 가까이 줄이기로 했다.
앞서 국민은행이 지난해 말 해외점포 전결권을 축소했으며, 우리은행도 해외점포 전결권 축소를 검토 중이다.
해외점포가 가장 많은 외환은행은 3년으로 운영돼 온 최소 근무기간을 없앴다. 해외 근무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곧바로 소환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은행원의 성과평가체계(KPI) 손질도 나섰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KPI 개편과 관련해 "실적은 돈(성과급)에, 관리 부실은 징계에 각각 연계한다"며 "포상받은 직원도 그만두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올해 KPI의 신규고객 유치 실적 목표를 약 40% 줄이는 등 성장성 관련 항목을 대폭 삭감했다. 실적을 올리느라 부정을 저지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신한은행은 현재 5%의 비중으로 반영된 KPI의 내부통제 점검 비중을 올해 하반기부터 늘리는 방안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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