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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직자의 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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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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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창래 군포소방서장)


조창래 군포소방서장 

도덕경 8장에는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대목이 있다. 그 뜻은 최상의 선은 물과 같은 것이다. 물이라는 것을 자세히 관찰하고, 그 긍정적인 면을 볼 때에 최상의 선과 같다는 것이다. 물이 없다면 지구상의 생명체가 존재할 수가 없으니 이것보다 더 소중하고 귀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거기다 물은 인간이나 짐승처럼 서로 으르렁거리고 다투지 않으면서도 능히 이루지 못한 것이 있을 수 없다. 과히 약하고 미미한 존재 같지만 위대한 과업을 완수하는 것과 같다.

물이라고 하는 것은 언제나 위에서 아래로 흐르며, 항상 가장 낮은 곳을 향하는 본질이다. 노자가 논하는 바에 따르자면, 만백성을 통치하는 입장이 추구해야할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묘사하고 있다. 노자는 이것을 통치자가 지녀야 할 도덕이라고 칭하였다. 어느덧 세월이 지나 통치자의 개념은 희미해졌고, 이제는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하는 색채가 강해졌다. 이에 발맞추어 통치자가 갖추어야 할 도덕의 관념도 바뀌었으며,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그 의미가 청렴(淸廉)으로 기울었다.

물론 청렴이라는 개념이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흔히들 알고 있는 조선의 대 실학자인 정약용의 ‘목민심서(木民心書)’, ‘경세유표(經世遺表)’만 보더라도 청렴에 관한 내용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그때의 청렴과 지금의 청렴은 본질자체는 다르지 않으나 그 청렴이라는 것에 도달하는 과정에서는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과거의 청렴이 주로 탐욕(貪慾)의 근절에 관한 내용을 필두로 다루었다면, 오늘날의 청렴은 투명성의 재고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본다.

최근 시행되고 있는 정부3.0과 공공기관의 대국민 문서공개 역시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과거의 도덕이 현재에 이르러서는 체계화된 법이라는 수단을 통하여 수호되고 있으며(이에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다.’ 라고 옐리네크가 논하기도 하였다.) 그 결과 도덕이라는 범위에 대한 관념이 예전보다 좁아진 것은 과거에 비해 부정적인 측면일 수도 있다.

반면 장점을 들추어 보면, 도덕에 어느 정도 강제력이 부여됨으로 인하여 집행력 혹은 추진력이 생겼다는 점은 도덕의 장점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체제하에 속한 집행관으로써, 국민들 모두를 수긍시키고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도덕을 집행해야 하는 것이다. 즉 오늘날 공무원이라는 존재의 의미는 도덕, 즉 청렴을 집행하는 것이 그 주된 업무인 것이다.

흐르는 물을 보고 있노라면 거침이 없다. 바위가 있다면 그 양쪽으로 비켜 흘러가며, 자신의 위에 나뭇잎이 올라탄다면 아무 말 없이 잎을 떠안고 흘러내려간다. 모든 것을 포용하고 순리에 따르는 저 맑은 청수(淸水)처럼 공직자 역시 가슴속에 청수를 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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