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노타' 이지은 "연기, 하면 할수록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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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1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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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스프링]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사노타'에서 바짝 묶은 헤어스타일에 빨간 뿔테 안경을 낀 안효진(이지은) 선생님은 학생들의 기피대상 1호다. 까칠하고 깐깐한 영어 선생님 안효진을 학생들은 '마녀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피해 다니지만 알고 보면 사랑에 천생 '지고지순한 여자'였다.

KBS1 일일드라마 '사랑은 노래를 타고'(극본 홍영희·연출 이덕건·이하 '사노타')에서 안효진은 사랑하는 남자 구세준(이주현)에게 헌신적이지만 결국 그를 공정자(정시아)에게 빼앗기고 만다.

안효진 역은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았지만 대중에게 이지은의 존재감을 드러냈고 지난 8일 서울 충정로 아주경제 본사에서 만난 그는 연기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동안 착하고 단아한 역할을 주로 맡아온 이지은. '사노타'에서는 사랑 앞에 이기적인 여자로 변신했다. 세준은 효진과 결혼까지 약속했지만 정자와의 하룻밤으로 효진에게 등을 돌렸다.

"내 남자를 찾아야겠다는 마음에 공정자의 뺨도 때리고 협박도 하지만 결국 세준의 눈물에 무릎 꿇고 말았어요. 나중에는 깨끗하게 헤어졌지만 솔직히 끝까지 놓치기 싫더라고요".

실제로 이런 상황이라면 어땠을까? 이지은은 "애초에 시작을 안 했을 것"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효진과 세준이 만나는데 세준에게 마음이 없다는 게 느껴지더라. 정말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면 노력은 해보겠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도 안효진 역에 대한 애정은 컸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조금 못되고 차가웠지만 남자에게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 좀 더 색깔 있는 악역을 맡았으면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진제공=스프링]

이지은은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1997년 미스코리아 경남 진, 1998년도 MBC 공채 탤런트 출신이다. 이력이 어색하지 않게 이목구비는 뚜렷하고 시원시원했으며 큰 키에 늘씬한 몸매는 덤이었다. 어렸을 때는 '진해의 왕조현'이라는 별명까지 있었다. 진해 사람들은 다 알 정도였다고.

이지은은 부끄러운 듯 "진해가 워낙 지방이고 소도시다 보니 사람들이 다 알아봤다. 당시 내가 다니던 학원을 따라 오는 남학생들도 꽤 됐다"며 웃었다.

미스코리아 경력으로 연예계에도 쉽게 발을 들일 수 있었다. 연기 연습 한 번 없이 공채가 됐다. 오디션 당시 본 대본이 처음이었으니 그에게 연기는 쉬울 것만 같았다. 이지은은 큰 공백기 없이 1999년부터 현장에 투입됐다.

하지만 탄탄해 보이던 앞길은 그리 편치 않았다. 비중 있는 역할을 맡지 못했고 욕심이 없다 보니 연기에 대한 발전도 더뎠다. 쉽게 풀리는 듯해 보이던 길은 오히려 그의 연기 생활을 막았다.

하지만 이지은은 조금씩, 하지만 꾸준히 배우 생활을 이어갔다. 큰 목표 없이 시작한 일이었지만 할수록 그 재미에 빠지게 됐다. 역할을 맡으면 그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기며 조금씩 비중에 욕심이 생겼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아쉬워요. 조금 더 빨리 연기에 대해 재미를 붙이고 즐겼으면 지금보다 훨씬 더 성장했을 텐데 이제야 연기의 즐거움을 아니까요". 이지은의 말에서 짙은 아쉬움이 묻어났다.

연기에 타고난 사람도 많다.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를 오롯이 그려내며 엄지손가락을 들게 하는 배우 말이다. 하지만 이지은 본인은 '노력파'라고 정의했다. "많이 노력하고 연습해서 꾸준히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이지은은 5년 후를 내다봤다.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꾸준히 작품을 하다 보면 5년 후에는 '이지은이라는 배우의 연기가 정말 대단하구나' 하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연예인이 아니라 연기자이니까 예쁘다는 말보다 연기 잘한다는 말이 최고잖아요."

지금 당장의 부족함을 알고 자신의 연기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하는 배우. 이지은이 5년 후 모습이 빛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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