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외형 확장에만 치중해왔으나 각종 금융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이제는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방침 하에 임직원 평가방식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고객수익률 항목을 KPI에 반영한다. 은행을 믿고 돈을 맡긴 고객의 자산을 불리지 못하면 은행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한은행은 고객수익률 항목을 반영한 KPI를 우선 프라이빗뱅킹(PB)센터 등을 대상으로 적용한 뒤 확대할 방침이다. 또 불완전 판매 등을 방지하기 위한 소비자 보호지수도 KPI에 반영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고객만족점수나 고객불만 감축에 대한 노력, 법규 준수 등 산재돼있던 항목을 소비자보호부문으로 묶어 평가기준을 체계화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운영리스크에 대한 평가도 연 1회에서 2회로 늘렸다.
국민은행은 아예 KPI라는 명칭을 가치향상지수(VI)로 변경, 결과보다는 과정에 대한 평가를 중요시하기로 했다.
이는 계량 위주의 결과 중심 평가에서 탈피해 ‘고객’과 ‘과정’ 중심의 평가로 대폭 개편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더이상 KPI를 이용한 '줄 세우기'를 통해 영업점장들을 비윤리적인 영업의 유혹에 빠지게 하는 경영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은행들은 부당대출, 정보유출, 대출사기 등 연달아 터지는 금융사고와 관련된 내부통제 항목 비중도 늘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영업점 KPI 항목에 ‘정보기술(IT) 보안’을 신설하고, 기존 윤리경영 항목 배점을 높이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KPI 중 내부통제 항목의 비중을 기존 13%에서 18%로 높인다.
신한은행도 현재 5%인 내부통제 비중을 하반기 중 확대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부실여신의 조기 적발·조치에 대한 평가를 KPI에 반영키로 했다. 사업 추진에서도 리스크를 고려한 위험조정 수익률의 평가 비중을 1.5배로 늘리기로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