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제국의 균열, 잔치는 끝났나⑤] 규제로 고통받는 게임 산업, 김택진 역할론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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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1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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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위세를 떨쳤던 엔씨소프트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위기를 직감하게 하는 징후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한민국 게임업계의 리더인 김택진 대표의 역할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게임 규제 드라이브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음에도 침묵을 지키고 있는 김택진 대표가 이제는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할 때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최근 게임업계는 정치권의 일방적인 게임규제 움직임으로 인해 유례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른바 ‘게임중독법’과 ‘매출 1% 징수법’ 등 게임 산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법안들이 연이어 입법 추진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게임 업계를 겨냥한 무분별한 억측과 악의적인 왜곡이 이어져 게임산업의 고사 위기까지 거론될 정도다.

지난 3월 20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 이른바 ‘규제개혁 끝장토론’을 통해 산업의 발전을 막는 각종 규제 철폐 의지를 밝혀 게임 업계의 기대를 모으기도 했으나 아직 뚜렷한 방침이 정해진바는 없다.

최근에는 22살의 비정한 아버지가 2살난 아들을 살해한 사건을 두고 일부 보수언론과 사회단체 등이 마치 게임중독이 사건의 원인인 것처럼 왜곡하기도 해 게임 업계의 단호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련의 게임 규제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게임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과 리더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치권이 법안 발의 정당의 대표격인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까지 동원해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게임 업계 역시 중량감 있는 인물의 등장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의 역할론이 게임 업계에서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택진 대표의 경우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아이콘으로 불릴만한 성과를 거둔 인물이자 전문 경영인 체제로 돌아서거나 대기업 그룹사로 편입된 일부 경쟁 게임사들과는 달리 여전히 직접 개발과 경영을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김택진 대표는 일련의 게임 규제안들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지난 3월 28일 진행된 제17기 엔씨소프트 정기 주주총회에 의장 자격으로 참석해 규제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으나 규제 반대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게임으로 자수성가를 이룬 김택진 대표가 산업의 위기를 직면한 상황에서 더 이상 침묵을 유지하는 것은 책임을 져버리는 일이라는 거친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기업과 산업 리더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게임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규제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전면에 나서서 규제 반대를 외치기 쉽지 않은 상황은 이해하지만 지금처럼 침묵과 은둔으로 일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대표적인 리더로서 책임감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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