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는 국내 운항 중인 여객선 가운데 최대 규모인 6825t급으로, 적재된 화물과 선박 내 들어찬 물의 무게 까지 합하면 1만t~1만2000t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상 크레인은 일반 물보다 비중이 높은 바닷물을 지지 기반으로 활용해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장치를 말한다. 영어로는 ‘크레인 바셀’ 혹은 ‘크레인 십’, ‘플로팅 크레인’ 등으로 불린다. 종류도 다양해 어떤 종류는 절반이 물속에 잠기는 형태도 있고 어떤 크레인은 크레인을 회전할 수 없는 고정식도 있다.
해상 크레인의 작동 원리를 살펴보면, 여러 가닥의 쇠줄이 무게를 분산시키고, 크레인을 싣고 있는 배의 밑 부분이 클수록 물에 뜨는 부력도 커지는 서일을 이용한다. 즉,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순간 물속에 잠기는 면적(배수량)이 증가하고 이것이 다시 부력을 높여 배를 띄우는 원리를 활용한 것이다.
예를 들어 해상 크레인이 가로 세로 24m, 높이 5m의 판 위에 실려 있다면 계산상으로는 3000t까지 들어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에 바다는 파도 등에 의해 수면이 흔들리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도록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한데, 정밀한 전자기적 기능과 여러 개의 추진장치 등을 활용한다.
해상크레인은 바닷가에 위치한 조선소 내에서 도크와 작업시설을 오가며 수천t에 달하는 장치물을 운송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조선소는 안벽이 구축돼 수면이 잔잔하다. 조선소 땅 위에 있는 블록이나 장치물을 들어 올리는 일은 기능 훼손 없이 수mm의 오차로 이동시켜야 하는 정밀작업이라 상당한 기술과 집중력이 요구된다.
반면, 침몰된 선박을 인양하는 작업은 물에서 꺼내는 일이라 기존 조선소에서 해오던 조업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 먼저 해상위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유속의 변화, 바람의 세기 등 기상조건이 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침몰된 선박에 케이블을 설치하는 작업도 쉽지 않다. 세월호가 침몰한 해역은 수심이 37m에 달하며, 유속도 빠르다고 한다. 물속에서 20cm 이상 거리 시야를 확보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잠수부들은 최악의 조건에서 조업을 강행해야 한다. 선박을 끌어올릴 케이블을 연결하는 고리만 해도 무게도 수백t에 달하는데, 세월호에는 약 10여개 지점에 이를 설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는 뒤집힌 선체를 바로 잡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 바다 속에서 1만t에 달하는 배를 180도 돌려야 하는 것인데, 해상 크레인 작업요원들의 정확한 수치 계산과 작업 포인트 설정이 성공의 핵심열쇠다. 인양팀은 수중에서 선박에 구멍을 뚫어 무게중심을 바꾸는 방식으로 위치를 바로잡는 등 선체를 안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대 이상의 해상 크레인이 투입되는 인양작업은 팀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양하는 과정에서 아주 작은 실수라도 한다면 한 대의 해상크레인에 선박의 무게가 쏠려 또 다른 사고를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