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단원고 정문 벽에 추모하는 꽃다발과 함께 '촛불희망기원'을 안내하는 방이 붙어 있다.

텅 빈 단원고 2학년 교실 유리창에 붙은 동창들의 메모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19일 오후 8시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단원고 학생들과 시민 등 2000명이 모여 '촛불희망기원'을 하고 있다. [사진= 한병규 기자]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안산)= “친구들은 추운 물속에서 고생할 텐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
세월호 침몰 참사 후 첫 주말을 맞은 안산 단원고. 23일까지 휴교 상태지만 많은 학생들은 교복을 입고 계속 등교하고 있었다.
상황실이 차려진 강당에 삼삼오오 모여 친구의 생존 소식이 전해지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친구들이 줄곧 눈에 띈다. 일부는 외부 인사들의 학교 방문을 안내하고 방문객들로 혼잡해진 학교 내 잡일을 도맡아 했다.
팀을 짜 텅 빈 2학년 교실을 돌며 청소를 하는 1, 3학년 학생들도 있다. 한 3학년 학생은 "후배들은 차가운 물속에서 사투를 벌이는데 이 정도 일은 아무 것도 아니다"고 했다.
이런 움직임은 19일 오후 8시 안산시 화랑유원지 내 ‘촛불희망기원’으로 이어졌다. 이곳엔 단원고 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타 학교 학생들과 안산시민들까지 참여, 2000여 명이 운집했다.
선생님과 친구들의 시신이 안치된 고대 안산병원 장례식장과 제일 장례식장에도 단원고 학생들의 교복은 눈에 띄었다. 이들은 방문객들을 안내하면서 조문을 도왔다.
20일 오전, 이번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교사와 학생들의 첫 발인 때 교복을 입은 단원고 학생들은 급기야 울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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