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병규 기자(안산) = 세월호 침몰 참사 후 첫 주말인 지난 19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는 피해 학생들을 안타까워하는 눈물과 한숨이 뒤섞였다.
이번 참사로 23일까지 휴교 상태지만 많은 학생들은 교복을 입고 계속 등교를 하고 있었다.
학생들의 얼굴에는 눈물 자욱이 선명했고, 며칠 동안 희망고문에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그럼에도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친구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마음으로 학교를 떠나지 않았다.
상황실이 차려진 강당에 삼삼오오 모여 친구의 생존 소식이 전해지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친구들이 줄곧 눈에 띄었다. 일부는 외부 인사들의 학교 방문을 안내하고 방문객들로 혼잡해진 학교내 잡일을 도맡아 했다.
팀을 짜 텅빈 2학년 교실을 돌며 청소를 하는 1ㆍ3학년 학생들도 있다. 한 3학년 학생은 "후배들은 차가운 물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데 이 정도 일은 아무 것도 아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단원고로 모여들었다.
서울에서 온 한 부부는 딸 둘을 데리고 방문, 2학년 교실들을 돌아보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남편인 최모씨(40) "사고 유가족은 아니지만, 집에서 TVㆍ신문을 보며 먹먹해지는 마음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고 했다.
현재는 일반인 학교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단원고 관계자는 "우리 학교를 생각해주는 마음은 고맙게 받겠으나, 자칫 학교에서 혼란이 벌어질 수 있어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면서 "촛불모임 등을 이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엔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촛불염원기원' 행사가 열렸다. 이 곳엔 단원고 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타 학교 학생들과 일반인을 포함, 2000여명이 운집했다.
20일 오전 이번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교사와 학생들의 첫 발인 때 교복을 입은 단원고 학생들은 급기야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 오전 경기도교육청은 24일부터 단원고 1ㆍ3학년을 대상으로 수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수업은 정신적 충격을 받은 학생들의 심리안정과 회복에 중점을 두고 프로그램 및 교과교육을 병행, 진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입원 치료 중인 단원고 학생들의 회복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고대 안산병원에는 현재 70명 정도가 소아병동에 입원해 외상 및 정신과 치료를 함께 받고 있으며, 회복 속도는 좋은 편이다.
병원 관계자는 "학생들의 외상은 원래 경미했기 때문에 금방 회복되고 있는데 문제는 정신적 충격"이라면서 "정신과 의사들이 주말도 반납한 채 잘 돌봐주는 등 모든 관계자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도교육청은 17억3000여만원의 예비비를 특별편성해 숨진 학생 장례 절차 비용은 물론 유족과 실종자 가족 회복고 안정에 필요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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