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정부 늑장 대응 '골든 타임' 놓쳐...사망자수 58명으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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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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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오세중 기자= 세월호 참사 사건으로 나라 전체가 슬픔에 휩싸인 가운데 사망자 수는 계속 늘고 있어 정부의 재난대응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20일 오후 6시 기준 세월호 침몰 사고 탑승자 476명 중 사망자는 58명으로 늘었지만 구조자는 나흘째 174명에서 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전체 승선 인원 수, 희생자, 실종자 명단과 함께 구조작업 상황에 대한 발표도 오락가락하면서 엇갈리기 일쑤였다.

특히 초반에 선체 내부 진입에 실패하는 등 초동 대응 능력에서도 무능함을 보여 다수의 생존자를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세월호가 완전히 가라앉기 전 수색요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장면.



범정부 사회재난 대응조직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해 유명무실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다.

◇안전행정부, 사회재난 총괄 능력 없고 대책본부 이원화로 ‘오락가락’

먼저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첫 번째 문제는 대형재난 발생 시 이를 담당하던 방재청의 기능이 안행부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이전되면서 충분한 인수인계가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 정부 재난대응체계의 큰 틀인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이 지난 2월 7일 수정돼 고쳐지는 과정에서 안행부로 이전이 결정됐지만 재난을 담당하는 방재청의 전문인력 등은 흡수하지 않았다. 이 문제로 전문가들이 시행안 통과를 반대하기도 했다.

이 같은 우려는 세월호 참사라는 현실로 이어졌고, 사고접수 후 중대본이 한 것은 기관이 보고하는 숫자를 집계하는 수준의 대응밖에 보여주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정부는 정홍원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목포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대책반을 구성하면서 중대본과의 혼선을 가중시켰다.

따라서 정홍원 총리가 이끄는 목포 대책반이 전면에 나서면서 강병규 안행부 장관이 이끄는 범정부기구인 중대본의 역할이 사실상 힘을 잃었다는 것이다.

◇대형 재난 초동대응에 우왕좌왕…안전불감증도 큰 문제

선박이 빠르게 침몰하면서 옆으로 기울어지는 상황에서 해경의 초동대응이 빠르고 더 많은 인원들이 투입됐다면 더 많은 생존자를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해경은 선체 대부분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30분가량이 지난 오전 11시 24분께 잠수부 20명을 최초로 투입했다.

신고가 이뤄지고 해경이 출동해 잠수부 투입까지 무려 2시간 30분가량의 귀중한 시간이 흘러갔다.

고명석 해경 장비기술국장은 지난 17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우리 대원들이 밖으로 나와 있는, 당장 구할 수 있는 인원을 (먼저) 구했다"며 "잠수는 전문장비가 필요해서 당장 들어갈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생존에 필요한 사고 초기의 중요한 시간인 소위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다.
 

사고현장에 실종자 가족 임시거처인 진도체육관에 들른 박근혜 대통령.



해경이 18일에야 부랴부랴 잠수부를 500여 명으로 늘리고 민간 잠수방식을 시도했지만 이미 배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로 구조작업이 난항을 겪었다.

또한 세월호 일부 선원들은 안전교육조차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안전 불감증 문제도 제기됐다.

◇실종자 가족들, 지쳐가고 팽목항은 슬픔에 젖어

세월호 침몰 수색작업이 20일 속도를 내면서 선체에서 시신이 추가로 수습되자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군 실내체육관은 침묵만이 가득했다.

일부 가족들은 시신이 도착할 팽목항으로 이동했고, 한 가족은 "시신이 누구의 가족인지 얼굴은 봐야 할 것 아니냐"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밤샘 구조작업에서 수습된 시신 13구가 해경 경비함정에 실려 20일 오전 9시 43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도착하자 수백 명의 가족들은 "어떡해, 어떡해"하며 오열했다.
 

오열하는 실종자 가족들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청와대를 항의 방문하기 위해 임시거처인 체육관에서 13㎞ 정도 떨어진 진도대교로 향했고 대교 인근 도로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생존자 구조에 끝까지 집중해달라”고 요구하면서 3시간가량을 길에서 ‘우리 아이를 살려내라“고 절규했다.

가족들은 이후 정 총리와 면담을 약속받고 청와대행을 철회해 진도체육관으로 돌아왔다.

가족들은 여전히 실종자가 숨을 쉬고 버틸 수 있는, 이른바 에어포켓 공간에 살아 있을 가능성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정부가 선체 내 구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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