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객선 이용객 수가 절반으로 급감했다.
이처럼 여객선에 대한 불신 풍조가 고조되자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이달말까지 전국 항로와 운항선박 173척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22일 해양수산부와 인천항여객선사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로 인해 여객선 이용자 수가 급격히 줄었다. 인천∼백령도를 운항하는 한 선사는 침몰 사고 이후 여행객 수가 20~30% 급감했고 10명 내외 단체 여행도 1일 3∼4건 예약 취소가 이뤄지고 있다.
인천∼덕적도를 운항하는 또 다른 선사는 평일 여행객 수가 예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실제로 주말 평균 1일 관광객수는 침몰사고 이전 300여 명에 달했으나 사고 이후 50∼80명으로 70∼80% 가량 떨어졌다.
여행객의 경우 예약 취소가 가능하지만 섬 지역을 오가는 생계형 종사자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선박 사고에 가슴을 졸이고 있다.
이번 세월호에도 제주도 한 회사에 취직해 인천에서 첫 출근하는 승객이 실종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생계형 종사자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뱃길을 이용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세월호 침몰 사고를 계기로 여객선 운항관리가 허술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선박 안전점검 체계에도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세월호의 각종 설비나 장비가 최근 실시된 선박 안전점검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판정받았지만 실제로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는 지난 2월 한국선급으로부터 제1종 중간검사를 받았다. 당시 세월호는 조타기나 구명뗏목을 비롯한 구명장비, 배의 좌우 균형을 맞춰주는 스태빌라이저 등 이상 유무에 대해 검사를 받았다.
한국선급은 구명뗏목의 경우 46개 중 44개가 안전하다고 판정을 받았고 조타기나 스태빌라이저는 정상 작동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실제 침몰 때 정상적으로 펼쳐진 구명뗏목은 하나뿐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선박검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부분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주먹구구식 안전검사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7월 목포해양경찰서가 해수부와 함께 실시한 안전점검 때는 여객선 12척을 2시간 40분(160분)에 걸쳐 검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척당 13분 만에 검사를 마친 꼴이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세월호 사고 이후 여객선 이용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판단, 오는 30일까지 대대적인 안전점검에 나선다.
이번 안전점검은 손재학 해수부 차관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후약방문이라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용객 불안감을 해소하겠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선박안전 점검은 9일간 휴일 없이 진행된다. 현재 모든 항로에서 운항되는 173척이 대상이며 선박별 운항관리규정 등 7개 사항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22일 여객선 안전점검 권한을 보유한 해양경찰청에 협조 공문을 요청하고 한국해운조합, 한국선급, 선박안전기술공단,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국민이 여객선 안전에 대해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안전점검을 서둘러 진행하게 됐다”며 “여론이 악화되더라도 불안감을 해소가 급선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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