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해양 안전이나 운항을 담당하는 산하기관 핵심 보직에 해양수산부 전직 관료들이 '낙하산'으로 재취업해 서로 봐주기 식의 일 처리가 만연하는 등 비정상적 관행이 불러온 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장 14명 가운데 10명이 해수부 출신 공무원으로 보안공사 사장 등의 자리를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자리를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김춘선 인천항만공사, 선원표 여수광양항만공사, 박종록 울산항만공사 사장과 곽인섭 해양환경관리공단 이사장, 정형택 해양수산원장, 류영하 항로표지기술협회장 등이 해수부 출신으로 이 같은 경우에 해당된다.
또한 14곳의 공공기관장 자리 중 2곳은 해수부 산하 국립연구소 출신들이 수장을 맡고 있다.
특히 한국해운조합은 해수부 관료들의 대표적인 '재취업' 자리로 현직인 주성호 이사장 등 지금껏 12명의 이사장 중 10명이 해수부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도 2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선사를 대표하는 이익단체인 해운조합에서 (관리를) 해왔다는 것이 구조적으로 잘못된 것이 아니겠느냐. 해양수산 관료 출신들이 38년째 해운조합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것 또한 서로 봐주기 식의 비정상적 관행이 고착되어 온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질타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현행 공직자 윤리법에 따르면 퇴직공무원은 직무 연관성이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영리기업에 취업에 제한되고 있다.
문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위탁을 받은 업체 등은 취업제한 규정을 예외적으로 적용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22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자본금이 50억원 이상이면서 연간 외형거래액이 150억원 이상인 사기업체 등에 퇴직 공무원 취업 제한에 대한 규정이 있다”면서 “하지만 예외적으로 적용받지 않는 협회나 조합에 대해서도 취업제한을 하는 강화방안을 준비 중이다”고 설명했다.
안행부는 우선 협회나 조합에 퇴직공무원의 취업을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시행령을 개정하거나 각 부처가 취업 제한대상 협회·조합을 열거하도록 하는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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