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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사진=이형석 기자]
22일 중앙일보는 세월호 사고 당시 구조를 위해 해경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한 유조선 두라에이스(2720t)와 드래곤에이스11호(1586t)의 선장들과 인터뷰를 했다.
두라에이스 문예식(63) 선장은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연락을 받고 오전 9시30분쯤 도착한 해경보다 빠른 오전 9시23분 현장에 도착했다.
문 선장은 "이상했다. 배가 45도 이상 기울어져 회복 불능 상태인데도 바다에 뛰어든 사람이 없었다. 진도VTS의 연락을 받고 여러 배가 주위에서 즉각 구조할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경이 지난 20일 공개한 진도VTS와 세월호 간 교신 녹취록에서는 "해경에서는 언제 도착하느냐. 탈출하면 곧바로 구조가 가능하느냐”고만 세월호는 답했다.
문 선장은 “두라에이스가 곁에서 구명정과 구명조끼를 갖추고 구조 대기하는 상황이었다”며 “누군가 배에서 탈출하면 구조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배 밖으로 나오지 않아 답답했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엔 세월호가 가라앉아 가는 순간 해경 함정·헬기뿐 아니라 크고 작은 배들이 출동해 구조 태세를 갖췄다. 세월호 이준석(69·구속) 선장이 승객들에게 바로 “배를 떠나라”고만 했다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두라에이스보다 세월호에 더 가까이 접근한 드래곤에이스11호는 오전 9시33분 현장에 도착해 구조할 수 있는 배가 있음을 알리는 뱃고동을 수 차례 울렸다.
하지만 드래곤에이스11호 현완수(57) 선장에 따르면 "우리 배가 세월호 옆 50m까지 다가가 누구든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에 뛰어들면 바로 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주변에 소형 어선 6~7척도 다가와 구조 태세를 갖췄다"고 말했다.
현 선장은 이어“배는 33도 이상 넘어지면 일어날 수 없다”며 “당연히 승객들이 탈출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 의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순간에 승객들에게 배를 떠나라고 하지 않은 선장이 제정신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드래곤에이스11호가 가까이 온 것은 세월호 승무원들도 알고 있었다. 세월호는 오전 9시37분 진도VTS와의 교신에서 “옆에 상선이 50m 근접해 있다”고 했다. 구조하러온 배가 있다는 사실은 뚜렷이 인식했다. 그럼에도 세월호는 승객들에게 탈출하라는 안내방송을 하지 않았다.
세월호의 침몰을 위기를 안 이 선장과 선박직 승무원 15명은 승객들을 버리고 가장 먼저 탈출해 오전 9시40분경 전원 구조됐다.
한편 지난 16일 오전 침몰 당시 세월호에는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비롯해 476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129명이 숨지고 174명이 구조됐다. 174명은 실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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