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영정사진에 있는 얼굴이라도 보러왔다.”
23일 올림픽기념관 실내체육관에 문을 연 안산 단원고 임시 합동분향소. 단원고 교복을 입은 1학년생 3명이 손을 잡고 들어섰다.
이들은 헌화를 하고 두 손 모아 기도했다. 연신 소매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던 단발머리 학생은 “영정사진에 있는 선배 얼굴이라도 보러왔다”며 흐느꼈다.
대답 없는 영정사진 앞에서 얼마나 울었을까. 유가족들은 출구도 제대로 찾지 못해 주변의 도움을 받아 나온다. 겨우 찾은 주머니 속 손수건에 얼굴을 파묻는 자원봉사자들도 보였다.
20여분 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고 통곡하는 희생자 어머니의 울음소리와 계속해서 터지는 카메라 셔터 소리가 번갈아 난다. 현장 취재를 위해 카메라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지만 기자들의 표정도 밝지 못하다.
임시분향소가 차려진 첫날 조문객들의 발길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개방 직후부터 서남수 교육부 장관, 차인표·신애라 부부, 단원고 교사, 학생, 유가족, 자원봉사자 등 추모행렬에 오전에만 제단에 1000개 가까이 국화가 쌓였다.
현재 제단 첫 줄에는 전날까지 장례를 치른 단원고 희생자 23명 가운데 고 강모 교감과 최모 교사, 2학년 학생 박모양 등 22명의 영정과 위패가 나란히 놓인 상황이다.
침몰 현장에서 학생들을 구하다 숨진 남윤철 교사의 유족은 영정 안치에 대한 의견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라 입장을 밝히는 대로 안치할 예정이라는 것이 경기도 측의 설명이다. 경기도와 안산시는 이날 발인한 25명의 영정과 위패도 추가 안치할 계획이다.
임시분향소에는 가로 28.8m, 세로 46.8m, 넓이 3274㎡ 규모로 한쪽 벽면에 수천송이의 국화 제단이 있다. 그 위에 고인들의 위패, 영정 등을 모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제단 좌우에는 대형 모니터 2대가 설치돼 고인들의 영정 사진을 번갈아 띄우며 고인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추모를 희망하는 조문객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안산 시내를 순환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셔틀버스는 고잔동에서 선부동을 들러 합동분향소를 순환하는 코스, 와동과 합동분향소를 순환하는 시내 순환 2개 코스와 문화예술전당(500면), 와스타디움(300면), 화랑유원지(300면) 등 3개 주차장에서 합동분향소를 오가는 주차장 순환 코스 등 3개 코스를 10~30분 간격으로 오간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시내 순환 셔틀을, 자가용을 이용하는 조문객은 주차장에 주차하고 셔틀을 이용하면 된다.
한편, 경기도 대책본부 관계자는 "분향소가 마련된 안산 올림픽기념관 일대에는 도로가 협소해 많은 조문객이 올 경우 교통혼잡이 우려된다"며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 줄 것" 당부했다.
합동분향소에는 추모메시지도 함께 받고 있으며 010-9145-8879으로 보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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