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양종곤ㆍ김지나ㆍ이정하ㆍ박정수 기자 = 국내 10대 증권사 가운데 독립돼 있는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를 둔 업체는 KDB대우증권ㆍ우리투자증권ㆍ미래에셋증권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증권을 비롯한 나머지 회사 CISO는 아예 다른 일을 하면서 명함만 하나 더 가지고 있을 뿐이다.
국회에는 현재 금융사 안에 CISO 업무만 하는 임원을 두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계류돼 있다.
23일 본지가 10대 증권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KDB대우증권을 비롯한 3곳이 독립 CISO를 둔 반면 나머지 삼성증권ㆍ한국투자증권ㆍ현대증권ㆍ신한금융투자ㆍ하나대투증권ㆍ대신증권ㆍ동양증권은 그렇지 않았다.
삼성증권은 최고정보책임자(CIO)인 김도형 이사가 CISO도 함께 맡고 있다. 김 이사는 비 정보기술(IT) 관련 전공자로 경제학을 전공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경영학과 출신인 CIO가 CISO까지 담당한다. 미래에셋증권도 마찬가지로 비 IT 전공자가 두 일을 맡고 있었다.
이에 비해 현대증권 및 하나대투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동양증권은 IT 관련 전공자가 CIO와 CISO를 겸직했다.
IT센터가 독립돼 있는 증권사도 삼성증권, 현대증권, 동양증권 3곳에 그쳤다. 이 3곳 또한 전산인력을 모두 회사 직원으로 구성하는 대신 용역에 맡기고 있었다.
삼성증권은 계열 IT업체인 삼성SDS에, 현대증권은 현대유앤아이, 동양증권은 동양네트웍스에 일부 전산용역을 주고 있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IT 용역은 옛 계열사인 동양네트웍스뿐 아니라 여러 용역업체가 나눠 맡고 있다"며 "계열사 부당지원이 이뤄지지 않도록 관련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산운용비는 10대 증권사 가운데 삼성증권이 가장 컸으며, 이 회사는 2013회계연도(4~12월) 556억원을 썼다.
이어 한국투자증권(275억원), 동양증권(272억원), 대신증권(164억원), KDB대우증권(152억원), 하나대투증권(88억원), 신한금융투자(88억원) 순으로 많았다.
우리투자증권을 빼면 나머지 회사가 모두 2013회계연도 전산운용비를 전년 대비 줄였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2011년 인프라 증설을 통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성능 향상 작업을 진행했다"며 "이후 관련 비용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산 쪽은 여전히 돈만 쓰는, 영업을 지원하는 잡일을 하는 부서라는 인식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일부 회사가 상대적으로 많은 전산비용을 쓰지만, 이는 총수 측이 출자한 정보기술(IT)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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