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애타게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눈물의 생환 '기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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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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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 민간다이버 구조 접수처 천막 앞에 침몰한 실종자 가족들이 이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글이 적혀 있어 보는 이의 눈시울을 붉히게 하고 있다.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아가야 아가야 내 아가야 엄마 품에 돌아와 토닥여 줄게…영원히 사랑해 울 큰아들 ○○야."

여객선 세월호 침몰 8일째를 맞은 23일 오후 사고 해역이 바라보이는 전남 진도군 팽목항 민간다이버 구조 접수처 천막 앞에는 침몰한 실종자 가족들이 이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글이 적혀 있어 보는 이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실종자를 구조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민간잠수사의 천막에 적힌 이 글들은 실종자 이름을 일일이 부른 뒤 "예쁜 우리 아들 딸 희망 잃지 말고 엄마 아빠가 너희 곁에 있다 ○○○ 힘내라"며 생환을 바라는 간절함이 가득했다.

한 부모는 '내 아들이어서 감사했다'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미안해! 아들. 아무것도 지켜주지 못해서. 사랑하는 내 새끼. 너무 보고 싶다. 미안하고 18년 동안 니가 내 아들이어서 행복했고 평생 가슴으로 너를 품고 살게. 내 새끼 사랑해"라고 적혀 있다.

실종 학생들의 교사와 친구들이 적은 것으로 보이는 글도 있었다. "너희들 꼭 살아 돌아올 거라고 믿고 싶어. 자꾸만 너희의 죽음을 준비하는 내 자신이 싫다. 빨리 돌아와줘. 웃으면서 다시 와줘!! 사랑해 좀 있다가 보자"라며 학생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기원했다.

한 학생은 "친구들아 힘들어도 조금만 버텨주고, 항상 응원할게. 친구들아 힘내"라고 썼다. 또 다른 학생은 "힘이 없어서 미안해. 어여 나와야 하는데… 다들 많이 기다려. 밥도 먹고, 친구들도 보고, 사랑하는 가족도 봐야지… 기도할게 조금만 더 힘을 내줘"라며 말을 흐렸다.
 

23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 민간다이버 구조 접수처 천막 앞에 침몰한 실종자 가족들이 이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글이 적혀 있어 보는 이의 눈시울을 붉히게 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는 글도 있었다. "○○아 힘내! 용기를 가지고 끝까지 지켜보자. ○○0이 살아 돌아올 거야.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넘 미안하다"라고 썼다.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부터 실종자 가족들과 현장을 함께한 취재 기자들이 쓴 글도 있다. "취재 5일째입니다. 하루하루가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부디 꼭 살아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가족분들 힘내세요. 온 국민이 기도합니다"라며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한 중국인이 쓴 글에는 어린 학생들이 여객선과 함께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것을 눈 뜨고 지켜만 보고 있었던 정부를 질책했다. "모두 다 구조하세요. 빨리! 가까운 섬도 있어요. 예인을 해서라도 빨리 다 구하세요"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들의 간절한 염원과는 달리 사고 8일째인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 사망자는 152명, 실종자는 150명이다. 무사생환을 간절히 바라며 썼던 실종자도 지난 21일 차가운 주검으로 부모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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