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8일째인 23일 안산 올림픽기념관 실내체육관에 희생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합동 분향소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눈물 바다가 됐다.
분향소 문을 열자마자 단원고등학교 1학년생 3명이 손을 잡고 들어섰다.
이들은 헌화를 하고 두 손 모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연신 흐르는 눈물을 소매로 닦아내던 한 단발머리 학생은 "영정사진에 있는 선배 얼굴이라도 보러왔다"며 흐느꼈다.
장례를 마치고 찾아온 유가족들은 위폐가 놓이는 순간까지도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통곡했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에 출구조차 제대로 찾지 못해 자원봉사자들의 부축을 받기도했다. 봉사자들은 이를 보다 못해 손수건에 얼굴을 파묻기도 했다.
조문객들은 방명록에 이름을 남긴 뒤 검은 색 '근조 리본'을 겉옷에 달았다. 이어 자원봉사단 안내에 따라 한줄로 차분히 고인들의 영정이 모셔진 분향소 안으로 들어갔다.
포대기에 아이를 들쳐 업은 엄마부터 휠체어를 탄 장애인 여학생까지 모두 눈물 짓다 돌아갔다. 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 종교계 인사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출근이나 생업을 제쳐두고 찾은 이들도 있었다.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30대 남성은 "이번 유가족 대부분이 아는 사람이다. 남 일 같지 않아 이곳을 먼저 들렀다"고 말했다. 서울서 왔다는 한 30대 여성은 조문을 위해 연차 휴가를 냈다고 했다.
제단 좌우에는 대형 모니터 2대가 설치돼 고인들의 영정 사진과 이름을 번갈아 띄우며 고인들의 넋을 기리는 한편 문자로 들어오는 추모 메시지를 띄웠다.
단원고에서도 추모 행렬은 이어졌다.
이날 발인을 마친 운구차가 단원고 교정에 들어서는 모습을 보면서 추모객들은 연신 눈물을 훔쳤다.
전날까지 교정에서만 나부끼던 노란 리본이 이날부터 학교 밖에서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단원고 정문에, 진입로 가로수에, 현수막 끈에, 심지어 전선에도 달렸다. 조문을 마친 시민들이 하나씩 매달은 것이다.
오는 28일에는 합동분향소가 화랑유원지로 확대 운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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