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20년 동안 인천~제주 간 항로를 독점 운행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해수부 산하 인천지방해양항만청은 지난 1999년 청해진해운이 세모해운으로부터 인천~제주 면허를 살 수 있도록 승인했다.
결국 세모해운은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세모그룹 전 회장이 세운 회사이기에 같은 회사끼리 면허를 주고 받은 셈이다.
이 가운데 80%인 47개 항로는 1개 업체만 독점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개 업체만 오가는 항로도 10개다. 사실상 한두개 업체만 운항하는 독과점 항로가 전체의 95%에 이른다.
이는 특정 항로에서 기존업체가 이익을 못 내면 해당 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신규 사업자에게 면허를 주지 않는 제도 때문이다.
청해진해운이 지난 20년간 인천과 제주 항로를 독점해 온 것도 이런 특혜 덕분이었다.
지난 2009년 여객선 선령을 최대 20년에서 30년까지 연장해 준 것도 독과점 구조를 양산했다. 청해진해운을 포함한 기존업체들이 싼값에 낡은 배를 사들여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게 되면서 신규업체 진입이 더 힘들어진 것.
곳곳에서 세월호 침몰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인재가 만들어낸 사건이라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청해진해운은 특혜 의혹을 부인했지만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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