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가족을 찾지 못한 신원 미확인 시신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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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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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전남 진도 팽목항 입구에는 수습된 시신을 이송할 운구차가 대기하고 있다.


아주경제(진도) 장봉현 기자 = 24일 오후 3시 수습된 시신이 들어오는 전남 진도 팽목항 가족지원 상황실 게시판. 수습된 희생자들의 옷과 인상착의 등을 적은 A4용지가 빼곡히 붙어 있다.

용지마다 150번, 170번, 171번 등과 같은 번호가 붙어있다. 이 번호는 시신이 수습된 순서라는 의미다.

번호 아래에는 (성별) 남, (신장) 165cm, (상의) 검은색 라운드 반팔 면티, (하의) 7부 바지 흰색 플러스 갈색 혼합무늬 체크, 270mm 뉴발란스 신발, (특이사항) 마른편 턱선 뾰족, 목 부분 점 한개 등의 인상착의가 적혀있다.

이 A4용지는 신원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희생자의 인상착의를 설명한 안내문이다.

현재 게시판에서 확인된 신원 미상의 시신은 모두 20구다. 바다에서 옮겨진 뒤 여태껏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한때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시신이 30여구를 넘기도 했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시신의 인상착의를 설명한 안내문


바다에서 수습된 이후 신원확인이 곧바로 이뤄져 가족들 품에 돌아가던 사고 초기와 달리 최근에는 가족을 못 찾아 차가운 냉동고에 쓸쓸히 누워있는 주검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수습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도 희생자 수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침몰 사고 9일째가 되면서 시신이 훼손되기 시작해 신원확인이 갈수록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아직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시신들은 목포지역의 병원에 분산ㆍ안치 중이다.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실종자 가족들이 지문 등록과 DNA검사를 해야 한다.

이날 팽목항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실종자의 무사생환을 기원하던 가족들은 이제는 울지도, 분노하지도 않고 무표정한 모습이다.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온전한 시신만이라도 찾기를 바라고 있다.

사고 초기 금기시됐던 단어인 '인양', '장례'는 어느 순간 가까운 현실이 됐다. 팽목항 입구에는 운구차가 길게 늘어서서 희생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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