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진도 팽목항 가족들, 정부ㆍ언론 불신 팽배…분노 극에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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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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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영 해수부장관·김석균 해양경찰청장 맨바닥에 앉아 7시간 '대화' 끝에 진정

아주경제 (진도) 김동욱 기자 =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진도 팽목항에는 25일에도 정부와 언론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태다.

정부의 사고 초기 대응 부실이 속속들어나고 혼란한 가운데 살릴 수 있었던 희생자들을 방치했다는 정황이 알려져 실종자 가족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를 원망하고 불신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터져나오지만 정부는 이를 수습할 능력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홍원 국무총리가 참사 발생 이튿날인 17일 진도 현지를 방문할 때부터 드러났다.

박 대통령이 진도체육관에 들어서자 실종자 가족은 "우리 애가 물속에 살아있다. 제발 꺼내 달라. 한두 명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일부 가족은 "우리 아들 살려내" "여기를 어디라고 와. 여기 오지 말고 (현장에서) 지휘하라"고 하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
 

25일 진도 팽목항에는 정부와 언론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태다. 사진은 팽목항에서 오열하는 실종자 가족.


일부 실종자 가족은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중국과 파키스탄 순방을 마치고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16일 저녁 전남 무안공항으로 귀국한 뒤 곧바로 진도체육관을 방문한 정홍원 국무총리는 실종자 가족들로부터 욕설 항의와 함께 물세례를 받았다.

실종자 가족들은 침몰 닷새째인 20일 실종자 구조 작업이 더디자 현지 정부 관계자들을 믿을 수 없다며 청와대로 향했고, 이를 저지하던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정홍원 국무총리가 진도대교에서 경찰과 대치 중인 가족들을 만나 가족 대표들과 면담을 약속하기도 했다.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는 침몰 9일째이자 물살이 약해지는 소조기 마지막 날인 24일 극에 달했다.

양호한 기상 조건에도 기대했던 만큼 성과가 나오지않자 가족들은 4시부터 수색작업을 설명하던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에게 강하게 항의하며 뺨을 때리는등 분노를 표출했다.

이 과정에서 최 차장은 뺨과 복부를 수차례 구타 당했지만 묵묵히 맞으며 서 있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팽목항을 찾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을 이날 오후 6시30분께 천막 대책본부 바닥에 끌어다 앉혔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 장관과 김 청장에게 거친 욕설과 함께 침몰 사고의 수습을 책임진 이 장관과 김 청장에게 수색이 끝날 때까지 민간 잠수사를 투입해 총력전을 펼치라고 요구했다.

일부 가족은 직접 무전기를 빼앗아 "전 인력을 동원해서 들어가! 청장 명령이야"라고 소리쳤고 이 장관에게 폭력을 행사하려다 다른 가족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이 장관이 "대통령께서 죽을 각오로 하라고 엄명을 내렸다"며 "제가 죽을 죄인이다. 다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지만, 가족들의 거센 반발을 누그러뜨리지 못했다.

한 실종자 부모는 "수색이 끝나기 전에는 (이 정관과 김 청장은) 못 돌아간다. 우리랑 함께 있는 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장관과 김 청장은 민간 잠수사 투입 등 가족들의 요청을 받아들이고 7시간여 만인 25일 오전 1시30분이 되서야 시멘트 바닥에서 겨우 일어날 수 있었다.

한편 이날 KBS등 공중파와 종편 체널의 카메라는 실종자 가족들의 거센 반발로 이런 긴박한 상황을 전혀 화면으로 보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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