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회장이 말하는 ‘2005년 포스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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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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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어게인 2005년(Again 2005)”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취임 후 회사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지난 24일 포스코 1분기 실적 발표를 겸한 컨퍼런스콜에서 2005년의 영광을 되살리자는 권 회장의 일성이 언급됐다.

‘포스코 더 그레이트(POSCO the Great)’라는 비전 슬로건을 낳게 한 2005년의 포스코는 어땠을까. 모든 면에서 2000년 민영화한 포스코의 최고의 전성기는 바로 2005년이었다는 게 권 회장의 설명이다.

본사 기준 영업이익률만 살펴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1990년대까지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은 15~18%대를 유지했다. 쇳물 생산을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높은 수익률이었지만 정부 출자기업으로 철강제품 판매에 있어 사실상 정부의 통제를 받았던 시기라 약간은 아쉬운 수준이었다. 민영화 이후 각종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생산 효율을 끊임없이 높인 뒤 2003년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은 21.3%를 기록, 처음으로 연간 20%대를 넘어섰다. 2004년 25.5%를 기록한 뒤 2005년에는 무려 27.3%라는 기록적인 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고 이익률 기조는 2008년(21.3%)까지 이어졌다.

유럽과 일본 등 전통 제철국가 기업들이 합병을 통해 몸짓을 불리고, 거대한 소비시장을 기반으로 맹추격해오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일궈낸 성과로, 이 때부터 포스코는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라는 위상을 갖췄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견조한 이익성장과 캐시플로우(유동성)을 인정 받아 무디스와 스탠다드앤푸어스(S&P), 피치 등 국제신용평가기관들로부터 삼성전자와 함께 국가 신용등급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것도 2005년부터였다.

데모 플랜트의 성공적인 가동을 바탕으로 순수 국내기술로 독자개발한 제철공법 ‘파이넥스(FINEX)’ 상용 플랜트(쇳물 생산량 연 150만t)가 착공한 것도 2004년이었던 만큼 포스코 맨들의 기술적 자부심은 최고에 달했던 때이기도 하다.

민간기업 최초로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준공을 통해 에너지 사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고, 광양 No.5 CGL과 하이드로포밍공장 준공을 통해 자동차강판 생산체제를 강화한 것이 2005년 이었다. 여기에 포스코의 본격적인 세계시장 진출을 뜻하는 인도 정부와 오디샤주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포스코형 6시그마 가동, 국내기업 최초 도쿄 증시 상장 등 2005년은 포스코에게 있어 최고의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2005년 이후 포스코의 성장세는 주춤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는 설립 이래 처음으로 고로 가동을 중단하는 상황까지 이르기도 했으며, 현대제철의 고로 가동에 따른 국내 시장의 경쟁체제 전환과 중국·일본업체들의 공세 등에서 체력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기 투자한 신성장사업중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는 부문도 적어 수익성 악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맨들의 자신감도 위축되고 있다. 권 회장이 ‘어게인 2005년’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것도, 자신감의 회복이다. 임직원들의 도전정신을 되살리지 않는다면 어떤 혁신도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권 회장의 구상은 다음달 16일 정기 이사회 후 발표될 예정이다. 획기적이라고 할 만큼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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