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11일째] 단원고 이다운 군, 자작곡 남겨 "많이 힘든 그대 안아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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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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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11일째. 단원고 합동 분향소 [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백승훈 기자 = 사랑하는 그대 오늘 하루 참 고생했어요/ 많이 힘든 그대 힘이 든 그댈 안아주고 싶어요/ 지금쯤 그대는 좋은 꿈꾸고 있겠죠...

2분 동안 이어지던 노래가 중간에서 멈췄다. 이기홍씨는 더이상 아들을 볼수 없음에 눈물만이 눈앞을 가린다. 이 곡은 세월호 참사에 목숨을 잃은 단원고 이다운(18) 군의 미완성 자작곡이다.

24일 조선일보는 가수가 꿈이었던 이다운 군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했다. 사고 11일째인 26일까지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사고 당일 아침 가족과 안부전화를 하던 다운 군이 건넨 "배가 50% 정도 기울었다. 침몰 중이다"라는 말이 아버지와의 마지막 대화였다. 이후 다운 군은 지난 17일 세월호 선체에서 100여m 떨어진 바다 위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닷새 후인 22일 발인했다.

가수를 꿈꾼 다운 군은 혼자 기타를 익혔고, 고등학교 밴드 동아리에서 보컬을 맡았다. '슈퍼스타 K' 같은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한 적도 있다. 다운군의 유작(遺作)이 된 이 노래 파일은 다운 군이 가사를 쓰고 멜로디까지 입힌 곡이다. 제목도 아직 없고 마무리도 짓지 못했다.

동생 다슬양(17)이 오빠가 작년 연말 카톡으로 보낸 이 노래를 지난 18일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찾았다. 슬픔에 잠긴 가족들에게 들려 주었고 그 후 가족들은 이 노래를 매일 반복해 듣고 있다.

이 노래를 언론에 알린 작은아버지 이기호 씨는 "다운이가 자기의 상황을 예측이라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할머니 함정자씨(72)는 "가수 되면 내 무릎이랑 허리 수술시켜 준다고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아버지는 수줍은 노랫소리가 들리는 휴대전화만 한없이 만지기만 했다.

사고 11일째인 26일, 탑승객 476명 가운데 174명만이 구조되고 187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115명이 안타깝게도 실종 상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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