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선장 초기수사에서 음주측정 누락…당국 단속에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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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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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항 전 음주 측정 검사도 이뤄지지 않아

  • 해경, 선장 구조당시 “경황 없었다” 해명

아주경제 배군득ㆍ한병규 기자 =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이 세월호 이준석 선장 초기수사 과정에서 음주측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음주’ 여부에 대해 정부가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7일 해수부와 해경에 따르면 이준석 선장 음주측정 여부에 대해 “경황이 없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음주측정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정확하지 않은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음주측정은 24시간 이내에 측정 도구나 혈액으로 검사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 선장은 음주측정 할 수 있는 시간을 이미 훌쩍 넘어 버렸다.

이 선장은 침몰 당일인 16일에는 목포지방해양경찰청에 피고인이 아닌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당시 해경에서는 이 선장을 도주나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해경은 음주여부를 파악할 수 있었지만 묵인했다.
 

선박 음주측정 지침을 보면 내항 여객선 출항 전 종사자의 숙취여부가 의심될 경우 운항관리자로 하여금 종사자를 경찰 공무원에 인계하도록 하는 등 감시를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세월호 출항 당시 운항관리자인 인천항만청, 선박사인 청해진해운, 인천지방해양경찰청 등이 음주 검사를 제대로 했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이 선장의 음주 의혹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먼저 제기됐다는 점도 정부 당국의 부실 수사를 뒷받침하고 있다.

사고 당시 이 선장을 치료한 장기준 진도한국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한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음주 여부에 대한 의혹을 제기 한 바 있다.

수면전문의들 역시 이 선장의 행동이나 수시로 진술을 번복하는 정황이 술이나 약물을 복용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오랫동안 조타실을 비웠으며 사고 당일 기상 이후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사고 당시 침실에 있었던 점 △사고 당시 신속 및 적절하게 판단하지 못한 점 △구조 당시 및 구조 후 이송된 병원에서 선장임을 밝히지 않고 숨긴 점 △방송에서 드러난 행동 및 눈빛 등이 술에 취한 사람의 행동과 흡사하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했다.

더구나 이번 사고에서 음주측정이 누락된 부분이 해경의 실수였다고 한다면 이를 빼놓지 않을 수 있도록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지호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교수는 “일반적으로 운항 미숙 또는 부주의 관련해서는 운전과 관련된 사람들의 업무수행능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음주, 약물복용, 과도한 업무 일정, 수면부족, 수면질환 등을 항상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부분들이 간과돼 매번 비슷한 유형의 사고들이 반복되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며 “배, 자동차, 버스, 기차, 비행기 등 교통수단을 운전하는 사람들의 업무수행능력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재난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씨는 19일 구속영장 심사 후 “사고가 발생한 16일 오전 8시50분께 이상 징후를 느꼈다”며 “(선박을) 돌릴 때엔 잠시 침실 쪽에 다녀왔다”고 밝혔다. 이어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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