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여야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임시국회 일정을 세월호 침몰 사고 2주 만에 재개하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이날 정 총리의 사의 표명으로 야권이 총공세 나서면서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각의 수장인 총리가 홀로 사퇴를 선언한 것은 지극히 무책임한 자세며 비겁한 회피”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국가가 국민생명과 재산을 지키도록 한 헌법 34조 6항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데 대해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참사의 근본적 원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따져보고 대한민국 기본에 대한 범사회적 논의와 전면적 재점검이 필요하다”면서 “체계를 완전히 바꾸고 참사가 되풀이되는 지독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세월호 침몰 후 국민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가 어떤 정부인지 똑똑히 봤으며 무기력한 정치에도 실망했을 것”이라며 “정부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부터 정부를 제대로 감시·감독했어야 할 야당 의원들까지 우리 모두가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새정련은 28일 의원총회를 열고 당론수렴에 나서 새누리당이 최후통첩한 기초연금법 절충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절충안은 기초연금을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소득 하위 70% 노인에 대해 월 10만~20만원을 차등 지급하되, 가입 기간이 긴 저소득층 12만명에 대해선 연금액을 늘려 상한선인 2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다.
새정련 지도부는 정부 여당의 최종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일부 강경파를 중심으로 여전히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가입 기간 연계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격론이 예상된다.
다만 세월호 구조 활동과 희생자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야권에서도 반대만 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자칫 무리한 정쟁을 야기했다는 비난 여론에 직면할 경우, 역풍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여야 모두 가뜩이나 6·4 지방선거 일정이 지연된 데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각종 민생법안을 처리하지 못하게 되면 현실적으로 7월 재·보선 이후에나 논의 테이블에 다시 앉을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여야는 오는 29일 본회의에서 이미 관련 상임위나 소위를 통과한 학교 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법 개정안을 비롯해 선박의 입항 및 출항에 관한 법률, 수난구호법, 해사안전법 등 해상안전 관련 법안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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