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의 사의 표명은 청와대와 사전 조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정 총리의 사의 표명을 즉각 수용했으나 사표 수리 시점은 '사고 수습 이후'라고 못을 박았다.
앞서 정 총리는 이날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희생자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하고 유가족 여러분께 마음 깊이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총리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세월호 침몰사고로 어린 학생들이 수학여행 길에서 목숨을 잃고 많은 분들이 희생됐다"면서 "이번 사고가 발생하기 전 예방에서부터 사고 이후의 초동 대응과 수습과정에서 많은 문제들을 제때 처리하지 못한 점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진작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자 했으나 우선은 사고수습이 급선무이고, 하루빨리 사고수습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제가 자리를 지킴으로써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사퇴할 것을 결심했다"고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정 총리는 또한 "이번 사고를 보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 오랫동안 이어져온 다양한 비리와 잘못된 관행들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면서 "이번에는 반드시 그런 적폐들이 시정되어서 더 이상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부디 국민 여러분과 세월호 피해자 가족 분들께서 소명을 다하지 못하고 떠나는 저를 용서하고 이해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지금도 사고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 활동에 임하고 있는 모든 분들께 끝까지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 드린다"고 전했다.
정 총리는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서 이번 사고가 원만하게 수습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달라"고 당부하면서 "다시는 이런 참담하고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한 번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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