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돌이라 불러다오"… 이준·바로·한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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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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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동이' 이준 [사진제공=CJ E&M]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그룹 핑클의 성유리와 이진, SES의 유진, 그리고 정려원이나 윤은혜, 에릭을 두고 아이돌 그룹 출신 연기자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연기력을 두고 '검증'을 운운하는 사람도 더는 없다. 이들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꽤 큰 비중을 차지하며 극의 흐름을 주도할 뿐만 아니라 '한류'를 이끄는 주역으로 불리고 있다.

소위 1세대 아이돌이 지나간 '배우의 길'을 따르는 후배 아이돌이 있다. 그룹 미쓰에이 수지나 소녀시대 윤아, 애프터스쿨 유이는 데뷔 초부터 연기를 시작하면서 배우와 가수를 겸업했고, 2PM 옥택연이나 씨스타 다솜은 최근 배우로 성장하고 있다. '응답하라 1994'에서 순박한 시골 청년을 연기했던 B1A4의 바로라든지 엠블랙의 이준, 시크릿의 한선화는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먼저 출발한 선배보다 먼저 '명품돌' 반열에 오르는 영예를 얻었다.
 

'신의 선물-14일' 바로 [사진제공=SBS]

# "명품돌이라 불러다오" - 이준·바로·한선화

이준은 tvN 금토드라마 '갑동이'에서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외모에 싱그러운 미소가 매력적인 훈남 바리스타 류태오 역을 맡았다. 배우 뺨치는 연기력으로 치료감호소에 들어간 사이코패스인데 희대의 살인마 갑동이를 자신만의 영웅으로 여기는 캐릭터다.

갑동이를 둘러싼 윤상현과 성동일의 치열한 두뇌 싸움, 그들만의 팽팽한 심리전을 그린 '갑동이'에서 이준은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시선 몰이에 성공했다. 속을 알 수 없는 눈빛이나 미소를 지어야 하는 고난도 연기가 필요한 캐릭터임에도 무리 없이 소화해내고 있는 것이다. 간혹 보이는 섬뜩한 표정은 '혹시'하는 의문과 함께 궁금증을 낳으며 진짜 갑동이를 찾아가는 심리 스릴러에 무게감을 더한다.

쟁쟁한 선배 배우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는 연기력은 드라마 '아이리스2:뉴제너레이션'이나 영화 '배우는 배우다'를 거쳐 오면서 다듬어졌을 터다.

이준은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2년 전에 공식석상에서 사이코패스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단지 사이코패스라서 선택한 것은 아니다.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다. 어떤 역할로 제안이 들어왔어도 했었을 것"이라고 출연 결정 이유를 밝혔다. 또 그는 "어떤 캐릭터를 참고하지 않았다. 누군가를 따라 한다면 내 것이 안 나오는 것 같다. 캐릭터에 몰입해서 일기를 써본다거나 나쁜 상상을 많이 하는 것으로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의 선물-14일' 한선화 [사진제공=SBS]

바로와 한선화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 '신의 선물-14일'(이하 '신의 선물')에서 각각 지적 장애인 기영규 역과 사기 전과 5범 꽃뱀 제니 역을 맡아 연기 대결을 펼쳤다. 어수룩한 말투와 개방정스러운 몸짓은 비교적 적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존재감을 과시했고, 결국 종영과 동시에 언론과 평단, 시청자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바로와 한선화는 찬찬히 연기 내공을 쌓아온 케이스다. 바로는 '응답하라 1994'에서 연기의 재미를 알았고, 한선화는 '광고천재 이태백'이나 '몽땅 내사랑' 등 전작을 통해 차곡차곡 연기를 배워왔다. 첫 작품에서부터 주연을 욕심내지 않았던 덕분에 한 계단 높이 상승했다. 도약을 위한 발판이 튼실했기 때문이다.

'신의 선물' 이동훈 PD는 제작발표회에서 한선화와 바로의 가능성을 믿었다. "아이돌 캐스팅이 드라마의 홍보를 위한 것이라는 시선이 있는데, 절대 아니다. 바로, 한선화 모두 다른 신인연기자와 똑같은 조건에서 정당하게 오디션을 거쳤다"며 "오디션 결과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기에 캐스팅했고, 굉장히 좋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한선화는 당시 "연기에 대한 욕심과 꿈이 있었다. 뻔뻔하고 섹시한 면을 보여줘야 하고, 당찬 캐릭터라서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됐다. 현장에서 많이 배우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당찬 신인배우의 자세를 보였다.

이처럼 이준과 바로, 한선화는 '잘'생인 꽃미남미녀에서 꽃중년으로 옮겨갔던 '명배우' 이름표를 달았다. 한류가 주목받았던 때에 판권 판매를 통한 부가수익 창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투입됐던 카드'라는 불명예스러웠던 꼬리표를 떼고 어엿한 '배우'로 발돋움한 이들의 더욱 활기찬 날갯짓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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