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철의 패션 시크릿] 세월호 녹여줄 '따뜻한 말 한마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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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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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철 패션디자이너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나라가 큰 슬픔에 잠겨있다. 다시는 세월호 사태 같은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안을 모색하고 희망을 조직해야 한다.

얼마전 방송을 통해 팽목항 신원확인소 앞에서 희생자 유가족으로 보이는 한 어머니가 울먹이며 말했다. "시신 건져질 때마다 게시판에는 인상착의를... 아디다스, 나이키, 폴로…. 다들 상표로 하더라. 우리 애는 내가 돈이 없어 그런걸. 못 사줬다. 그래서 우리 애 못 찿을까봐 걱정돼 나와 있다."

필자는 잠시 먹먹해 지는 순간이었다.

다른 방송할 때는 상표를 잘 가리던데…. 표현 방식이 그 방법밖에 없었을까…. 옷을 볼 때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정보가 옷의 색상인데 색깔로 말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상황이 안 좋을수록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다. 삶이 힘들거나 인생이 고달파 힘들더라도 상대에 배려하는 말을 한다면 세상은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되어 갈 것 같다.

옷이란 비싸서 좋고 싸구려라 안 좋은걸 떠나 입는 사람을 편하고 돋보이게 해주는 것이다. 내가 입는 옷이 오만원이든 오십만 원 짜리이든 브랜드가 중요하지 않고 입는 이를 다듬어줄 수 있는 한가지 방편이다. 

입는 이의 형편에 맞는 범위에서 옷은 자기내면을 표현 하는 방법이기에 사람마다 추구하는 게 다르다고 본다.

그 무엇을 택하든 형편에 맞는 상황 내에서 누구를 만나든 내가 상대방에게 예의를 갖추어 대하는 무언의 대화라 생각한다.

패션이란 인간 정신의 표현이며, 마음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막연한 심상을 자기가 가지고 있는 옷들로 구체적인 형태로 가시화 시키는 것이다. 돈이 많으면 좋은 옷을 입겠지만, 돈이 없다 해도 무방하다.

옷이란 브랜드가 보이는 게 아니라 입는 이가 잘 돋보이게 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잦은 해외 출장으로 세계 여러 곳을 다닐때, 대한민국이 살기 좋다는 생각을 자주 생각했었는데, 이번 세월호 참사로 내가 사는 나라의 현주소가 이렇구나, 비참한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 화제 속에 종영한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는 진정한 부부 관계와 가족의 의미를 일깨우며 훈훈하게 막을 내렸다. 불륜을 소재로 했지만 이혼 위기를 극복한 두 부부를 통해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방영 초기 시청자들은 치정을 소재로 한 흔한 불륜 드라마로 치부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부부 사이에 쌓였던 문제들은 '따뜻한 말 한마디'가 없었기 때문에 일어났으며, 사소한 것에서 오해가 벌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따뜻한 말 한마디'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는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전하며 공감도를 높였다.

힘들고 우울할 때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말들 보다는 배려해주는 말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 요즘이다.

오늘도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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