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해외에서 큰 활약을 펼치는 한국인을 보며 자기 일처럼 기쁘고 행복했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예컨대 박지성의 경기가 있을 때면 새벽 잠을 포기하고, 올림픽이나 월드컵 기간이 되면 삼삼오오 모여 맥주와 함께 응원에 나선다. 박지성의 경우 세계적인 리그 EPL에서, 빅4 클럽에 속하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뛴다는 것만으로도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이번에는 한국 영화인이 세계적 영화제의 심사위원을 맡게 됐다. ‘칸의 여왕’ 전도연이 그 주인공이다.
전도연이 제 67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됐다. 칸영화제 조직위원회는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전도연의 칸영화제 심사위원 위촉을 공식화했다. 한국 배우로는 최초다. 이창동 감독이 2009년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게 전부였던 한국 영화계에 낭보다.
전도연은 뉴질랜드 영화감독이자 제작자인 제인 캠피온(Jane CAMPION·심사위원장), 프랑스 여배우 캐롤 부케(Carole BOUQUET),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딸로 감독 겸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소피아 코폴라(Sofia COPPOLA), 이란의 영화배우 레이라 하타미(Leila HATAMI),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배우 윌렘 데포(Willem DAFOE), 멕시코 출신 배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Gael GARCIA BERNAL), 지아장커(JIA Zhangke) 감독, 덴마크의 니콜라스 윈딩 레픈(Nicolas Winding REFN) 감독과 함께 심사위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전도연은 메소드 연기(Method Acting)로 유명하다. 작품 속 캐릭터를 철저히 분석하는 것을 넘어서 자신과 ‘등장인물’을 동일시시켜 생각하고 행동하는 연기는 관객들의 몰입도를 극대화시킨다. ‘밀양’은 그런 의미에서 전도연에게 ‘최고의 연기’라는 찬사를 가능케 했다.
조직위원회도 “전도연은 한국 여배우 최초로 ‘밀양’(감독 이창동)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영화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기 전 전도연은 TV드라마로 시작했다.(The first Korean actress to receive the Best Actress award at the Festival de Cannes for her role in Secret Sunshine by Lee Chang-dong (2007), Jeon Do-yeon started out as a television actress before turning exclusively to cinema)”고 소개했다.
전도연은 ‘밀양’이 연기의 정점이라는 평가에 대해 “더 보여줄 것이 남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칸 역시 그저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기 때문에 심사위원으로 초청한 것이 아니다. 작품을 이해하고 그 속에 녹아들면서도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배우 전도연의 진가를 평가한 것이다. 한국 배우 최초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에 위촉된 전도연, 그의 칸 입성이 내 일처럼 기쁜 이유다.
다만 아쉬운 점은 조직위 측이 전도연의 주요 작품으로 류승완 감독의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와 박진표 감독의 ‘인어공주’라고 잘못 소개한 대목이다.(Her major films include I Wish I Had a Wife by Ryoo Seung, My Mother, The Mermaid by Park Jin-pyo) 두 작품 모두 박흥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에 전도연은 출연하지 않았다.
바로잡자면, 전도연의 대표작은 류승완 감독의 ‘피도 눈물도 없이’와 박진표 감독의 ‘너는 내 운명’이다.
이어진 소개는 만족스럽다. “그리고 2010년 칸 초청작인 임상수 감독의 ‘하녀’ 등이 있다. 현재는 한국에서 유명한 박흥식 감독의 ‘협녀: 칼의 기억’ 촬영을 막 끝냈다(and The Housemaid by Im Sang-soo, presented at Cannes in 2010. A massive celebrity in her country, she has just finished shooting Memories of the Sword by Park Heung-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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