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안전한 나라 만들겠다" 안산합동분향소 조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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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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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 대통령 희생자 영정 앞서 분향하고 애도 표명, 유가족 "현장에 계속 있었어야…" 오열

  • "어느 나라 경찰, 군대에 살려달라 해야 하나요" 하소연 이어져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박 대통령은 사고 열나흘째인 이날 오전 8시 55분께 합동분향소에 도착,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 앞에서 헌화 및 분향, 묵념을 하고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검은색 정장차림의 박 대통령은 분향소 안에서 국화꽃 한 송이를 들고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을 천천히 둘러봤다. 유족으로 보이는 한 할머니가 울면서 다가오자 어깨를 감싸안고 위로했다.

박 대통령은 조의록에 "갑작스러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넋을 기리며 삼가 고개 숙여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조의록 작성 중 유가족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뒤에서 “대통령이 왔으면 가족들을 만나야 할 것 아니냐”며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

일부 유가족들은 박 대통령의 방문에 “사고 수습 책임지고 사퇴하라” “나가라”고 고함을 치는 등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한 여성 유가족은 “대통령님, 자식이에요”라며 계속 울부짖었다.

한 남성은 무릎을 꿇고 “자기 목숨 부지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해경 관계자들 엄중 문책해달라”면서 “저는 어느 나라 경찰에, 군대에 우리 아기들 살려달라고 해야 하나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여성 유가족은 “대통령님 우리 새끼들이었어요. 끝까지 있으셨어야지, 현장에 있으셨어야죠. 그거 아니에요? 아니냐구요”라며 오열하며 “지금 바다에 있는 아이들도 대통령님이 내려가서 직접 지휘하세요. 서로 미뤄요. 우리 딸내미하고 9시 48분까지 통화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웃더라고요”라고 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여성은 “마지막까지도 못 올라온 아이들까지…부모들 죽이지 마시고 아이들 죽이지 마시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다른 한 남성은 “선장 집어넣고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정말 해수부부터 해서 이렇게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잡고…”라면서 “우리나라 국민이 우리나라에 안 살고 싶고 떠나고 싶다는 사람이 이렇게 많으면 안 되잖아요”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대통령님이 지시를 내려주십시오. 내 자식이 이렇게 됐다고 생각하고 내 자식이 이렇게 됐으면 내가 어떻게 할 건지 그 마음으로 해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이번 사고로 숨진 단원고 학생 권모 군의 형은 “1분만 시간을 내달라”고 한 뒤 “작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1년도 안돼 지금 상황이 이렇게 됐다”며 “바라는 거 하나도 없고 보상도 필요없다. 다만 아직 남아 있는 아이들, 차후에 더 거짓이 방송되지 않도록, 거짓이 알려지지 않도록…그것만 부탁드리겠다”고 호소했다.

또 유족들은 합동분향소 설치를 둘러싸고 혼선이 발생해 고통스럽고 힘들다고 호소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을 부른 뒤 “가족분들의 요구가 어떻게 해서 중간에 이렇게 (바뀌게) 됐는지 제가 알아보고 거기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겠다”라며  “가족분들에게 (상황을) 빨리 알려 드리고 더 이상 이런 일들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여기 남아 유족분들의 어려움, 얘기한 대로 안 되는 어려움 등 여러 문제들을 자세하게 듣고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국무회의가 있는데 거기에서 그동안 쌓여온 모든 적폐를 다 도려내고 반드시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희생된 모든 게 절대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유가족은 "내 자식이기도 하지만 대통령 자식이기도 하다. 누구 한 사람 물러나는 게 책임지는 모습이 아니다"라고 정부의 철저한 조치를 주문했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해달라”는 한 유가족의 말에 박 대통령은 "네 반드시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한 뒤 분향소 도착 25분여 만인 이날 오전 9시 10분께 분향소를 떠났다.

박 대통령의 조문 후 박근혜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 서남수 교육부장관 등의 조화가 분향소 밖으로 내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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