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 29일, 카카오가 자사의 게임 플랫폼인 카카오 게임하기에서 지난 2013년 3월부터 유지해오던 안드로이드‧iOS 동시 출시 규정을 완화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5월부터는 개발사가 먼저 완성된 버전을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선출시할 수 있게 됐으며 후속 버전은 두 달내에만 선보이면 된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구글에 비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애플 검수로 인한 출시 연기가 빈번한 상황을 고려할 때 개발사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OS차별을 막기 위한 동시 출시 정책을 불과 1년만에 사실상 폐지하는 것은 자사의 이익만을 고려한 처사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측은 동시 출시를 강제하지는 않지만 완화 규정인 ‘두 달이내 후속버전 출시’를 이행하는 개발사에게 혜택을 줄 방침이라고 밝혀 시장 상황과 개발사 부담 완화를 모두 반영한 추가 정책 이행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안드로이드 중심 시장 상황 반영
카카오의 이번 정책 변경은 안드로이드 점유율 증가로 인해 사실상 iOS가 고사된 국내 시장 상황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95%으로 이상으로 파악된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iOS의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어 동시 출시 정책의 근거였던 OS 차별 방지의 의미가 크게 퇴색됐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iOS의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지지부진하기로 유명한 애플의 검수 시스템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아 개발사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정책 변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카카오의 이번 정책 변경은 사실상 안드로로이드 주력으로 사업 전략을 수정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아직까지는 해외보다 국내에 주력하고 있는 카카오가 낮은 수익에 비해 잡음은 심한 iOS 대신 안드로이드에 역량을 비중, 수익을 극대화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 카카오 “개발사 위한 결정, iOS 포기 아니다”
카카오의 동시 출시 정책 완화에 대다수의 개발사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 중소개발사 관계자는 “빠르면 하루에서 이틀, 늦어도 5일이면 마무리되는 구글 검수와는 달리 애플은 한달 이상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iOS 버전으로 인한 ‘발목잡기’를 피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카카오의 정책 완화가 여전히 iOS의 비중이 높은 북미 및 유럽 등 해외 시장 진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두 달 정도의 시간적 여유를 통해 안드로이드 버전에서 축적한 콘텐츠를 iOS에 순차적으로 적용, 해외 진출을 위한 콘텐츠 검수 및 축적에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시장에만 주력, iOS 버전 개발이 필요없는 개발사가 인위적으로 iOS 출시를 늦출 경우 카카오가 이를 제재할 강제 조항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강제 조항은 없지만 두 달내에 추가 버전을 출시하는 개발사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방침을 OS 차별을 막을 것”이라며 “개발사의 편의를 위한 정책일 뿐 iOS는 포기는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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