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관피아’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의 상근감사위원 자리가 낙하산 천국으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나 유관기관장 낙하산 인사에 제동이 걸린 만큼 상근감사위원 인사 관행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11개 상장 보험사 중 정부부처 및 금융당국 출신 상근감사위원이 재직 중인 곳은 10곳이었다.
일반 기업 출신이 상근감사위원을 맡고 있는 곳은 중소형 손해보험사인 롯데손해보험 한 곳 뿐이었다.
롯데손보를 제외한 나머지 보험사 10곳 중 7곳의 상근감사위원은 ‘금피아’로 불리는 금감원 출신이다. 특히 금감원 재직 당시 보험사를 직접 검사하고 감독했던 보험검사국, 보험감독국 출신이 주를 이뤘다.
해당 부서 출신은 동양생명 김상규(보험검사2국 부국장), 삼성화재 조병진(보험검사1국장), LIG손보 박병명(보험감독국장), 메리츠화재 노승방(보험검사국 검사기획팀장) 상근감사위원 등 4명이다.
동부화재 안형준 상근감사위원은 금감원에 흡수된 보험감독원 출신으로 에르고다음다이렉트 상근감사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대해상 나명현, 한화손보 이성조 상근감사위원은 각각 금감원 국제협력국 런던사무소장, 소비자보호센터 부국장을 거쳤다.
이밖에 삼성생명 문태곤 상근감사위원은 감사원 제2사무차장, 흥국화재 김시곤 상근감사위원은 보건복지부 감사관실 감사관과 감사원 감사교육원 교육운영부장 출신이다.
한화생명 정택환 상근감사위원은 재정경제부 부이사관, 국방부 기획조정실장직을 수행했다.
보험사들은 이들 상근감사위원을 선임한 것은 전문성을 고려한 결정일 뿐 낙하산 인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정부부처나 금융당국 출신 상근감사위원들은 수년에서 수십년간 검사 업무를 수행해 감사 전문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인사 관행은 감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칠 수 있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피아들은 소속 보험사에 대한 금감원 검사 시 옛 동료나 선후배간 친분을 활용해 검사나 제재 수위를 낮추는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다”며 “보험사들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금피아 모시기에 나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관피아 논란으로 금융사 CEO나 유관기관장 낙하산 인사가 도마에 올라 향후 정부부처나 금감원 출신을 상근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데 부담이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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