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 마지막회…하지원의 남자, 지창욱이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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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3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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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마지막회 지창욱 [사진제공=MBC]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대한민국 남자 배우에게는 한없이 좋은 수식어, '하지원의 남자'. 이번에는 지창욱에게 붙어졌다. 황제로 분한 지창욱은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고 그만큼 성장했다.

29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연출 한희 이성준) 마지막회에서는 매박수령 골타(조재윤)의 정체를 알게 된 타환(지창욱)이 죽는 순간까지 승냥(하지원)과 아들 아유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어린 시절부터 믿어왔던 자신의 최측근들이 하나둘 배신하자 마음의 상처를 입었지만 그럴수록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는 의지는 강해졌다.

타환은 승냥을 바라보며 "너를 두고 죽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결국 애틋한 말은 가슴에 묻고 승냥의 품에서 눈을 감았다.
 

기황후 마지막회 지창욱 [사진제공=MBC]


'기황후'는 마지막회를 통해 떠났지만 드라마 속 '재발견'이라고 꼽을만한 배우는 역시 지창욱이었다. 지창욱은 방송 초반 황태제의 신분임에도 황위를 동생에게 빼앗기고 고려에 유배를 떠난 타환 역을 맡았다. 유약한 그의 모습은 모성애를 자극했고 한없이 약한 모습은 차가웠던 기승냥마저 끌리게 했다. 황제가 된 후에도 대승상(전국환)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허수아비일 뿐이었다.

겁에 질려 눈물을 글썽이거나 우스꽝스러운 얼굴도 사랑스러움으로 승화시킨 타환은 점차 원나라 황제로 성장해나갔다. 거대한 나라를 이끌어가는 황제이기에 타환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차갑게 변해가는 와중에도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질투심을 한껏 불태웠다. 왕유(주진모)와 기승냥의 사이를 방해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가리지 않다가도 승냥 앞에서는 한없이 나약한 남자였다. 무모하리만치 용감해진 그의 변화는 본격적인 권력 암투에 젖어들며 빛나기 시작했다.

황제의 자리에 오른 뒤에는 광기 어린 모습 그대로였다. 전쟁에서 패배하고 자신이 믿었던 주위 사람들마저 그를 위협하자 칼을 휘두르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당당한 태도와 강렬한 눈빛,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은 어느새 정치 세력 한가운데에서 불안하고 나약한 황제로 변해있었다.

하지만 포악해진 그의 성격도, 풀어 헤쳐진 머리카락도, 5대5 가르마도 모두 타환의 모습 그대로였다. 시청자들은 지창욱의 '미친 연기력'에 환호했고 지창욱은 그런 시청자들의 기대에 힘입어 더욱 열연을 펼쳤다.

지난 2011년 종영한 KBS1 '웃어라 동해야'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은 지창욱은 천천히 자신이 필모그래피를 채워갔다. 드라마 '무사 백동수', '다섯손가락', '총각네 야채가게'에서도 탄탄한 연기력을 과시하며 '기황후' 타환으로 변신할 준비를 차근차근 해왔다. '배우'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지창욱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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