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은밀한 현장] 세월호 참사 후 첫 행사, 웃지 못한 스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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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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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 '닥터이방인'[사진=MBC, 아주경제DB]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세월호 침몰 참사 열닷새가 되었다. 습기 가득했던 방송가는 여전히 우울하고 조심스럽다. 애도를 강요하지 말자는 움직임이 속속 포착되면서 방송가도 조금씩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지만, 전면에 내세워져야 하는 스타들의 웃음은 어쩐지 어색하기만 하다.

지난 29일 오후 서울 곳곳에서는 새롭게 시작하는 드라마 두 편의 제작발표회가 동시에 열렸다. 오랜만에 돌아온 김명민과 박민영을 필두로 한 MBC 새 수목드라마 '개과천천'(연출 박재범)과 박해진, 이종석, 강소라가 이끄는 SBS 새 월화드라마 '닥터 이방인'(연출 진혁)은 잔치를 열고 시작을 알렸다.

세월호 침몰 참사로 어둠이 드리웠던 방송가에도 조금씩 생기가 활력과 생기가 생기기 시작했지만, 스타들의 표정은 내내 어두웠다. 의식한 스타들은 대부분 검정색 계열의 의상을 선택했고 노란 리본으로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했다. 게다가 치아를 보이며 밝게 웃어 보인 스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개과천선' 김명민 박민영 김상중 주연 [사진제공=MBC]

김상중은 '개과천선' 본격 행사에 앞서 "세상 한쪽에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 있는데 또 다른 한쪽에서는 그와 상관없이 돌아간다"며 "눈을 뜨고 나서 이런 아이러니한 현실을 얼마나 봐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가슴이 많이 아프다"고 세월호 침몰 희생자를 향한 애통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공식 행사는 짧게 끝났다. 배우 한 명에게 한 개 정도의 질의응답을 마친 MC는 서둘러 행사를 마무리했다. 대게 기자들에게도 질문의 기회가 주어지고 활발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던 다른 제작발표회와 비교하면 간결하게 마무리됐다.

유난히 튀었던 스타는 흰색 원피스를 입은 주연이었다. 검정색 계열의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던 다른 스타들 사이에서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차분해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맞추면서도 빛을 볼 수 있었던 탁월한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다.
 

'닥터이방인' 이종석, 박해진, 보라, 진세연, 강소라 [사진=아주경제DB]

동시간대 진행되었던 '닥터이방인' 제작발표회 현장도 어둡기는 마찬가지였다. 화려하게 꾸며져야 하는 여배우들(강소라, 진세연, 보라)은 예쁘길 포기했다. 모두 검정색 의상으로 통일했고, 표정 역시 어두웠다. 금방이라도 웃 것 같은 표정은 행사 직후 포털사이트의 메인을 장식했다.

진혁 PD 역시 시작 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나도 두 아이의 아버지다. 사고 소식을 뉴스로 접할 때마다 아이들이 생각나 자꾸 목이 메고 눈물이 나 촬영이 힘들었다. 시청자들에게 힐링이 되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개과천선'의 한 관계자는 "사실 일각에서는 행사를 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컸다. 배우들은 물론 많은 스태프는 행사 직전까지도 사회적 파장을 우려했다. 방송사에서 주문하지 않았는데도 검정색 계열 의상으로 맞춰 입고 오셨더라. 세월호 침몰 참사로 힘들어하고 있을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의 심경을 헤아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드라마의 순항을 기원하는 행사에서도 웃을 수 없었던 스타들. 방송 후에는 쏟아지는 호평으로 웃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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