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어버이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자녀들의 선물 고민도 깊어진다.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은 최고의 효도 선물이다.
50대 이후에는 몸 곳곳에서 노화 신호가 나타나면서 각종 질환에 시달리기 쉽다. 아픈 곳이 없다는 말을 그대로 믿고 방치하면 큰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눈은 일반적으로 40대 이후부터 노안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다 보니 부모님 세대에는 돋보기 없이는 책을 읽기 힘든 경우가 많다.
노안은 수정체의 노화에 따른 눈의 기능저하로 나이가 들수록 안구 조절력이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먼 거리는 잘 보이지만 가까운 곳에 있는 물체가 흐리게 보이는 증상이다. 물체를 또렷하게 보기 힘들어 눈에 극심한 피로감도 몰려온다. 최근에는 스트레스와 자외선, 공해, 스마트폰 등 자극적인 요인이 증가하면서 노안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
노안 치료에 쓰이는 교정술은 다양해 각 개인에 맞는 안교정술을 선택할 수 있다. 김진국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대표원장은 “기존 노안수술의 단점을 보완한 레인드롭 교정술이 최근 선보였다”며 “한달 후 수술 결과가 만족스러워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노안교정술”이라고 말했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청력도 감소된다. 부모님과 대화 중 다시 말해달라는 요청이 많거나, 전화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난청인지 살펴봐야 한다.
난청은 소리분별력이 떨어져 상대방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질환으로 보청기와 골도보청기 이식술, 인공와우 이식술 등이 쓰인다.
귀는 네트워크 방식으로 서로 연결돼 있다. 따라서 한쪽 귀만 나빠진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반대쪽 귀의 청력도 서서히 나빠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한쪽 귀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하다고 여겨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본인 청각의 심각성을 느꼈을 때는 청각보조기기의 도움을 받지 못할 수 있다.
박홍준 소리이비인후과 원장은 “한쪽 귀라도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귀가 먹먹해지는 등 이상 증세가 있을 땐 정확한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갑작스런 목소리 변화도 질환 시작 알리는 신호다. 목소리는 건강 변화를 체크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단순한 감기나 후두염부터 각종 암의 전조증상까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대는 목의 좌·우 양쪽에 위치해 말을 할 때 양측의 성대가 서로 밀착하며 진동을 하며 소리를 낸다. 성대 진동을 조절하는 후두 신경은 뇌에서 시작해 후두·갑상선·식도·폐 등 가슴의 주요 부위를 길게 주행한다.
주행 경로에 있는 장기에 암이 생기면 후두신경에 전이되기 쉬워 성대마비가 오고 목소리가 변하게 된다. 주로 갑자기 바람이 빠지는 듯한 쉰 목소리가 나면서 사레 걸림이 심해진다.
노인성 후두는 성대 근육이 위축되고 탄력이 떨어지면서 주름이 생겨 쉬고 거친 목소리가 나는 질환으로 방치하면 대화나 식사 등이 어려워고 심할경우 폐렴이나 폐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원장은 “목소리는 여러 기관이 작용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목소리 변화는 성대 질환뿐 아니라 다른 질환이 나타났다는 증거일 수 있다”며 “부모님의 목소리 변화가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이비인후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리 디스크 못지 않게 부모님 세대에서 많이 발생하는 척추 질환이 척추관협착증이다. 나이가 들면 관절이나 인대가 퇴행성 변화를 겪으면서 두꺼워진다. 이 때문에 척추관 내부가 좁아져 신경에 압박을 주고 통증이 발생한다.
허리통증과 엉덩이부터 종아리, 발목, 발바닥까지 전해지는 하지방사통이 대표 증상이다.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좁아진 척추관이 상대적으로 조금 넓어져 신경 압박이 덜해지는데 계속해서 이 자세를 취하면 굽어진 자세가 고착될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환자의 90%가 50대 이상인 노인질환이다. 따라서 평소 부모님이 심각한 허리 통증을 호소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관련 검사를 권하는 것이 좋다.
조보영 연세바른병원 대표원장은 “요즘 부쩍 부모님의 등이 굽어 있다면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생각하지 말고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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