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효정ㆍ박소희 아나운서= "착한 내동생, 예쁘단 말 많이 못해줘서 정말 후회돼."
박> 효정 씨 오늘 준비해 온, 뒤에 있 사진은 누군가요? 매우 친해보이는데요?
효> 네,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의 희생자인 단원고 2학년 구보현 양과 구양의 오빠 구현모 군의 사진입니다. 함께 찍은 사진인데, 무척 가까워 보이죠?
효> 네, 저도 보면서 정말 많이 울었는데요, 편지가 많이 길어서 전문을 다 읽어드리지는 못하고 일부만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현모 군의 페이스북을 보면 보현 양과 현모 군의 어린시절 사진이 여러 개 함께 있는데요, 연년생 남매였다고 하네요. 현모 군은 보현 양이 어릴 때 어린 동생이 너무 귀여워서 젖병도 물려주고 정말 사이가 좋았다고 합니다.
박> 그런 동생이 사고로 한순간에 세상을 떠났으니 얼마나 충격이 클까요?
효> 네, 그래서 현모 군은 보현 양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드라마에서 사람이 죽으면 울다 쓰러지고 그러는 걸 보면서 거짓말이라고, 어떻게 저렇게 되냐고 그랬었는데, 정말 내가 그렇게 되더라”면서 “나도 따라 죽고 싶었지만, 나 죽으면 엄마 아빠는 어떡할까 싶어서 그런 생각은 안 하기로 했다”고 적고 있습니다.
박> 네, 뭐라고 할말이 없네요. 너무 슬프네요.
효> 그리고 “가장 후회되는 일은 너에게 예쁘다는 말 많이 못 해준 거”라고 합니다. 또 “착한 내 동생이 못된 선장 말을 너무 잘 들어서 배 안에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겠지”라는 부분도 있는데, 정말 이 대목에서 선장이 속옷 바람으로 혼자 탈출하는 모습이 떠오르면서 뭐랄까 화도 나고 어른들의 이기심과 부주의함이 파렴치하게 느껴집니다.
박> 네, 이런 천사 같은 아이들을 두고 어떻게 혼자서만 탈출할 수 있었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이렇게 동생을 떠나보낸 현모 군은 평생 아픔을 간직하고 살텐데요.
효> 네, 편지 마지막에서 현모 군은 보현 양에게 이렇게 말하고 끝을 맺는데요. “오빠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글 써주는 거밖에 없는 거 같아 너무 슬프다.
보현아, 다음 생에 태어날 때는 나보다 더 멋지고 잘생긴 오빠나 이쁜 언니, 아니면 나이 어린 귀여운 동생 가지길 바란다. 거의 20년 동안 너의 오빠여서 정말 행복했다“하구요.
박> 네, 이번 사고로 이렇게 현모 군처럼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아파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그분들이 많이 걱정됩니다. 심리치료가 아직까지도 시작이 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정부에서는 꼭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하루 빨리 심리치료와 충분한 위로를 해드리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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