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해 국가재정전략회의 이후 각 부처에서 받은 70여개 재정개혁 과제를 중점 추진한 바 있다. 그 결과 향후 5년간 약 20조원 내외의 재원이 확충될 것으로 전망했다.
방문규 기재부 예산실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역시 각 부처에서 재정을 아끼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집해 추진 과제들을 설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사업 재설계…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중점
정부는 우선 재정사업 재설계를 통해 촘촘한 재정서비스 및 투자 효율화를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의 일환으로 정부부처 간 협업을 강화해 공공서비스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제시한 사례가 아동돌봄 서비스다. 초등돌봄교실은 교육부, 지역아동센터는 보건복지부, 방과후 아카데미는 여성가족부가 맡고 있어 혼란을 빚고 있다.
초등돌봄교실이 종료되는 오후 5시 이후에는 지역아동센터 등과 연계해 최대 10시까지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용아동이 적어 돌봄교실을 운영하지 못하는 학교는 2∼3개씩 묶어 지역아동센터에 위탁하는 방식도 추진키로 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부처별로 분산된 다문화가족 지원은 지방자치단체별로 원스톱 서비스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한국 국적 취득 시 한국어검정시험(TOPIK) 평가결과를 한국어능력으로 인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북한이탈주민 지원사업도 연관된 사업을 통합하는 한편, 지원체계도 각 지역의 하나센터를 중심으로 조정해 나가기로 했다.
고용부, 미래부, 중기청 등으로 분산된 직업훈련 지원사업은 예산을 고용보험기금 사업으로 통합해 개편하기로 했다. 185개로 분산된 직업훈련 평가업무도 표준화 한다.
직업훈련이 실제 취업으로의 연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취업전제 맞춤형 직업훈련을 확대하기로 했다. 공공정보 개방운동인 '정부 3.0'의 핵심사업은 민관 합동위원회를 신설해 전면 재기획하기로 했다. 기존 전자정부 사업과 크게 차별화되지 못하는 데다 국민 체감도가 낮다는 평가 때문이다.
연구·개발 투자 효율화를 위해서는 '융합연구단' 제도를 도입한다. 정부출연연구기관 간 칸막이를 없애 특정 과제를 수행할 때 연구인력을 파견받아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하자는 아이디어다.
민간 기술중개인 제도를 활성화해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의 중소기업 이전도 촉진하기로 했다.
◇페이고 도입…예산 허리띠 졸라맨다
기존의 낡은 예산편성 관행을 혁파해 예산을 구조적으로 절감하는 방식도 추진한다.
우선 부처별로 새 사업계획을 세우려면 그에 상응하는 기존 사업을 줄이도록 하는 '페이고'(pay-go) 원칙을 예산편성 시점부터 강화하기로 했다.
각 부처에서 신규사업을 추진할 때 당해 연도의 예산뿐만 아니라 총비용에 대한 재원조달방안을 제출토록 해 '일단 밀어넣고 보자'식의 예산 획득을 원천적으로 막기로 했다.
국제경기대회는 기존 경기장과 임시시설을 활용해 예산을 절감하기로 했다. 기존시설과 가변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재정부담을 줄인 런던올림픽 사례가 벤치마킹 대상이다.
당장 내년에 열리는 2015 광주하계U대회부터 사업비 절감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스포츠토토 판매수익금 전체를 예산체계(국민체육진흥기금)에 편입해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스포츠토토 수익금의 22%(2014년 기준 2069억원)는 주최단체 지원 등 정부예산 체계와 별도로 운영돼왔다.
◇민간과의 협업 강화…제정지출 절감에 활용
민간과의 협업 또한 강화한다. 민간의 효율적인 경영기법을 정부부문에도 적극 도입해 불요불급한 재정지출을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정부는 4차로 도로까지는 필요치 않은 지역에 가변식 3차로 도로 도입도 적극적으로 확대키로 했다.
기존 2차로 도로를 4차로로 확장하면 사업예산이 1㎞당 183억원 소요되지만, 가변식 3차로를 지으면 경우 1㎞당 132억원으로 예산이 줄어든다.
연간 500억원씩 소요되는 표준지 지가조사는 가격 변동이 미미한 지역(전체의 35%)의 지가조사를 통계자료 활용으로 간소화해 예산소요를 줄이기로 했다.
2015년으로 예정된 인구주택총조사는 조사원이 집집이 방문하는 직접조사를 최소화하고 주민등록부 등 행정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조사비용을 절감하기로 했다.
규제완화 등으로 민간의 자발적인 투자를 유도하고, 기존시설 활용을 통해 불필요한 신규 투자를 억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산업단지내 용도·업종제한 규제를 완화해 투자활성화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마련했다. 마트나 문화·체육·교육·복지시설은 입지규제로 산단 내 공장과 함께 들어설 수 없지만 '복합용도구역' 설정을 통해 이들이 함께 입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현재 산업시설구역의 공장 안에는 부대시설이나 서비스업체의 입주가 매우 제한적이지만 허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방 분야에 있어서도 자체 세입확충 노력과 민간 경영기법 도입 등 세출절감 노력을 강화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향후 사용계획이 없는 군 유휴지 약 4000만㎡를 민간에 매각해 개발을 촉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국방부가 작년 7월부터 12월까지 군 용지 13억1686만㎡를 전면 실태조사 한 결과, 여의도 면적(290만㎡)의 약 14배에 해당하는 3988만㎡ 규모의 용지가 사용계획이 없는 유휴지로 분류됐다.
그동안 유휴지 분류 및 정리지침이 따로 없어 불필요한 부지를 장기간 보유하고 있었던 셈이다.
현재 매각 대상 부지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상반기 중 유휴지 분류 작업을 마무리하고 군사시설지역으로 된 토지용도를 변경해 2017년까지 매각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유휴지 중에서도 도심지 주변에 위치한 '알짜' 부지는 전량 매각을 원칙으로 해 각종 개발사업을 촉진하기로 했다.
또 사유지 주변에 있는 자투리땅은 인근 토지소유주에게 우선으로 매각해 원활한 재산권 행사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