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바람처럼 그곳에서는 부디 자유롭게… 사랑한다 아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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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0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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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들도 세월호 희생자 기리기 위해 조문 "조용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한국"

2일 오후 서울광장에 차려진 합동분향소의 조문객 대기 통로에 메시지가 걸려있다. [사진 = 박성준 기자]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바람처럼 그곳에서는 부디 자유롭게…사랑한다 아이들아."

서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마련된 게시판에 한 시민은 희생자를 기리며 이같이 적었다.

세월호 참사 17일째인 2일 오후 2시 합동분향소에는 노동절인 전날에 비해 조문행렬은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조문객의 발길은 이어지고 있다.

자원봉사자는 조문객들을 5명씩 열을 맞춰 안내했다. 시민들은 제단 앞에 차례로 서서 묵념한 뒤 헌화를 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눈물을 훔치는 조문객을 배려해 퇴장로에는 티슈도 마련됐다.

 

​2일 덕수궁 앞 대한문에 걸려있는 천막 영정그림은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됐는지 실감케 한다. [사진 = 박성준 기자]


조문을 마친 시민은 노란리본과 게시판이 마련된 공간으로 이동해 희생자들에게 남겨진 메시지를 읽어보는 등 상당한 시간을 이곳에서 보냈다.

특히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은 한참동안 눈물을 흘린 후 '같은 또래가 죽었는데 아무것도 도와줄 수 없어서 슬프다.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글을 남기고 그 자리를 떠났다.

주위 사람들도 여학생으로 인해 눈시울이 적셔지는 등 몇몇은 그 자리를 한동안 머무르며 묵념을 하기도 했다.

 

2일 서울광장 분향소 우측 게시판에 설치된 메시지 [사진 = 박성준 기자]

 

[사진= 박성준 기자]


외신 기자들도 눈에 띄었다. 시민들에게 인터뷰를 청하며 분향소의 상황을 각 나라에 전하고 있었다.

일본에서 관광을 왔다는 이씨(30, 여)는 "한국 문화를 좋아해서 지금까지 9번 한국을 방문했다"며 "하지만 이번 관광만큼 조용하고 무거운 기분의 한국은 처음 느낀다. 세월호 사고로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람들이 사랑받고 위로받는 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오전 11시 서울광장 분향소에는 1600명의 조문객이 다녀갔으며 지난달 27일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후 현재까지 총 9만7000명의 조문객이 찾았다. 서울광장 합동분향소는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되며 이외 시간에도 개인적 분향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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