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이상 기자 = 2일 오후 3시30분께 일어난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추돌사고가 비상대응 매뉴얼에 따라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메트로가 공개한 ‘지하철 본선구간 열차추돌사고 사고전개 시나리오’에 따르면 사고발생 직후 승무원은 즉각(+00분) 종합관제소에 추돌사고 발생신고를 하고 열차내 사고 발생 안내방송을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2일 일어난 사고에서는 앞차(제2258열차)와 사고를 일으킨 제2260열차 승무원은 이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시간에는 이미 일부 승객들이 직접 문을 열고 선로를 이용해 역을 빠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종합관제소도 관제 및 통제 소홀 지적을 받고 있다. 매뉴얼에 따라 종합관제소는 사고 직후 5분(+05분) 안에 119와 112 등 관련부서에 지원요청을 하고 전 열차는 물론 전 역사에 상황통보를 해야 한다.
서울메트로 본사 내 종합관제소에서 각 열차의 운행 상황을 보고받고 이를 앞뒤 열차에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관제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근무자가 관제 시스템을 응시하면서 앞선 열차가 정지한 상황을 인식하고 이를 다가오는 뒷 열차에게 긴급하게 연락했다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란 얘기다.
서울 메트로 관계자는 "종합관제소는 사고발생 10분 후인 15시41분 경에 전 열차와 역사에 상황통보를 했다"며 "사고열차에서는 정확히 몇분에 통보를 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해당역인 상왕십리역도 매뉴얼 시행 미숙 지적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매뉴얼에는 사고 10분에는 역직원이 승객구호 및 대피유도를 해야하고, 비상게이트 등을 개방해야 한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지하철 2호선은 기관사가 수동으로 운전하지만 앞 기관차와의 거리가 200m 이내가 되면 ATS가 작동해 자동으로 제동이 이뤄진다. 이 때문에 AT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두 열차 모두 수동운전이라 앞 열차와 일정한 간격이 유지되지 않았다"며 "앞선 열차가 상왕십리역에 서 있었던 것은 정상적이었으며 후속 열차가 추돌한 상황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는 소방인력과 경찰, 구청직원 등 213명이 투입됐으며 구급차와 소방차 등 58대가 동원됐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서울메트로 측은 현장에 복구를 위해 5개조 (약 150명)을 보내 오후 5시부터 복구작업을 진행 중으로, 오후 10시 정도 현장 복구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측했다.
매뉴얼에 따르면 사고발생 후 4시간 안에 복구를 완료하고 현장 정리 후 정상운행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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