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3ㆍADB총회] 박병원 회장 "우리은행 매각, 자격 따질 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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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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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준 하나은행장 사퇴, 당국 왈가왈부 할 일 아냐"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박병원 은행연합회 회장(이 정부의 우리은행 지분 매각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놨다. 매물에 '꿀'을 발라놓은 것도 아닌데 지나친 규제로 흥행을 막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 회장은 4일(현지시각)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방문한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영화를 해야하는데도 규제가 너무 많다"며 "(우리은행)인수희망자에 대해 금융주력자인지 비금융주력자인지를 따져 파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고 밝혔다.

현행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는 자본의 25% 이상 또는 자산 2조원 이상을 산업자본에 투자한 곳이며 비금융주력자는 은행 지분 15%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박 회장은 "금융주력자와 비금융주력자를 판단하는 무식한 법 때문에 테마섹(싱가포르 국부펀드)을 비금융주력자로 판단하고, HSBC도 금융주력자인지 확인하겠다며 산더미 같은 서류를 요구했으니 누가 사겠냐"고 지적했다.

흥행을 위해 입찰을 강요하는 '팔목 비틀기'를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 회장은 "비정상의 정상화에 걸맞게 인수 의향이 없는 곳을 팔목 비틀어 사게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과제에 대해서는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회장은 "현재 우리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대도 안되는데 누가 사겠냐"며 "ROE가 5~6% 정도면 인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는 중국도 (우리은행 인수에)관심을 보이기도 했지만 은행 수익률 여건이 형편없이 나빠져 해외관심도 사그라들었다"며 "적어도 '수수료를 깎으라는 등 ROE가 낮아지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사고로 최고경영자(CEO)가 옷을 벗는 것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놨다. 박 회장은 "(사고발생 때마다)은행장을 바꾸면 속은 시원할지 몰라도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앞서 대형 금융사고 발생시 그 책임을 해당 금융사 CEO게 묻겠다고 엄포한 상태다.

최근 거취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김종준 하나은행장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왈가왈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시사했다.

앞서 김 행장은 저축은행 비리로 중징계를 받았음에도 '물러날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임기를 마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 회장은 "A라는 처분(문책경고)을 내리고 B를 안한다고(사퇴) 문제 삼으면 안된다"며 "(금융당국이)B처분을 기대했으면 B처분을 내리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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