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3ㆍADB총회] 이주열 총재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 안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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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0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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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중수 키즈' 인사는 교체 가능성 시사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적어도 왼쪽 깜빡이를 켜놓고 우회전을 하지 않겠다"는 표현으로 시장과의 소통을 재차 강조했다.

또 이른바 '김중수 키즈'로 불리는 부총재와 부총재보 인사에 대해서는 "자리가 나면 본인이 나가는 경우도 있다"며 일부 교체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총재는 4일(현지시각) 아세안+3ㆍ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방문한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화정책은 말한대로 행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6개월 후에 금리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면 2~3개월 전엔 시그널을 줘야한다"고 밝혔다.

시장과의 소통 부분은 김 전 총재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돼 온 부분이다. 김 전 총재는 재임 당시 '왼쪽 깜빡이를 켜고 잇달아 우회전을 하는' 모습을 보여 시장에서는 '불통중수'라는 별명까지 달았었다.

이 총재는 "외국처럼 포워드 가이던스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통화정책은 기대를 관리하는 것"이라며 "(그 기대를 바탕으로)중앙은행의 말을 믿게 하려면 우측 깜빡이를 켜놨으면 우회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시그널(신호)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를 통해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이어 그는 "이전에는 금리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깜짝'결정을 해야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현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커뮤니케이션국이 제대로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 총재의 판단이다. 커뮤니케이션국은 김중수 전 총재 시절 신설된 조직이다. 이 총재가 취임하면서 조직개편 1순위로 금융시장부와 함께 거론된 곳이기도 하다.

이 총재는 차차 통화정책국과 커뮤니케이션국이 협조해 강화방안을 찾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 총재는 "(내가 구상하는 것은)홍보 등의 커뮤니케이션이 아니고 시장과의 정책커뮤니케이션"이라며 "지금의 경제흐름과 앞으로의 흐름을 잘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식 부총재의 사의표명설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언론 보도를 보고 놀라서 확인하라고 지시했고 박 부총재가 부인한 것으로 보고 받았다"며 "부총재 거취문제는 간단한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본인(박 부총재)이 사실이 아니라고 했기 때문에 더이상의 답변은 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향후 부총재보 등 인사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는 임기를 존중해줘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다른)자리가 나오면 본인이 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박 부총재와 김준일·강준오·강태수 부총재보 3인은 내년 4월 임기가 끝난다. 모두 김 전 총재 시절 임명된 인사들이다. 한은의 정기인사는 오는 8월 예정돼있다.

임승태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후임으로 추천된 함준호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에 대해서는 "능력과 인품이 출중한 분으로 알고 있으며 임명이 되면 업무를 훌륭히 수행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9일 열리는 5월 금통위에 함 교수의 참석을 기대하는 발언도 했다. 이 총재는 "함 교수의 금통위원 임명절차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며 "다만 (5월 금통위를)7명으로 진행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7명으로 운영되는게 원칙이다. 기준금리 등 주요정책 결정시 3대 3으로 나뉠시 한은 총재가 의장으로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다. 금통위원은 한은 총재와 달리 인사청문회는 열리지 않고, 청와대가 지명하면 금통위원 임무를 시작하는 구조다.

조직개편에 대해서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총재는 "염두에 둔 것 없으며 조직개편을 한다고 해도 심플하게 진행할 생각이다"며 "다만 국실을 개편하면 금통위 의결도 거쳐야 하는 등 절차가 있는 만큼, 팀 단위로 유연하게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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