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열아흐레가 지난 4일 경기도 안산시 정부합동분향소 등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연휴에는 유독 가족 단위의 조문객이 많았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두고 시민들은 세월호 희생자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 흩어진 분향소를 찾았다.
분향소 옆에는 희생자들의 안식을 바라는 검은 리본, 실종자들의 귀환을 바라는 노란 리본이 가득했다. 멀리서 마음을 담아 보내온 추모 문자메시지도 계속 늘어갔다.
대전에서 안산까지 찾아온 9세 김영은 양은 조문을 하다 대뜸 엄마에게 “언니 오빠들 많이 죽은 거야?”라고 물었다. “응. 많이 죽었어”라는 엄마의 낮은 대답에 영은이는 “기도할게”라며 고사리손을 모았다.
부천에서 온 정영민(11세)․하은(9세) 남매는 아빠에게 먼저 분향소에 가고 싶다고 했다. 어린 남매는 “언니․오빠들이 하늘나라에서 행복했으면 좋겠어”라며 자기 팔보다 긴 국화를 들고 수백 개의 영정사진 앞에 섰다.
“왜 어린이날 전날에 그렇게 슬픈 곳을 가야 해?”라며 부모에게 부렸던 A(일산․12세)군의 투정은 조문을 마치자 “형 누나를 바다에서 구해내지 못한 어른들이 미워”라는 원망으로 변했다.
두 손으로 ‘제발 마지막 한 명까지 찾아주세요’, ‘나약한 부모에게 힘을 주십시오’, ‘제 아이가 웃을 수 있게 진실규명 바랍니다’라는 글을 들고 눈물이 말라 울지도 못하고 처연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피켓을 들 힘도 없어서 였을까? 한 학부모는 “정부는 애들을 하루 빨리 구하라”라고 쓴 티를 입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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