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민간 잠수사 희생자 이광욱 씨, 대를 잇는 봉사정신 '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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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0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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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들을 구조·수색하기 위해 잠수사들이 구조 장비를 확인하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이형석 기자(진도)]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구조 작업에 나섰다가 숨진 민간 잠수사 이광욱(53) 씨 집안의 대를 이은 봉사정신이 회자되고 있다.

이광욱 씨는 지난 5일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 바지선에 오른 뒤 6일 오전 6시 7분 세월호 선미에 새 구명용 로프를 이전하는 작업을 위해 투입된 지 5분여 만에 작업 중 의식을 잃고 구조됐다가 헬기로 목포 한국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이씨는 TV에서 세월호 사고 소식을 보고 자신의 둘째 아들과 나이가 같은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구하겠다며 진도에 내려갔다가 유명을 달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이씨의 빈소가 차려진 경기도 남양주장례식장에서 만난 조문객들은 "이씨를 비롯한 집안 사람들이 하나같이 자신보다 남을 항상 먼저 생각하는 것이 몸에 배었다"고 증언했다.

해군 UDT 출신인 이씨의 아버지 고 이진호 씨는 수난구조 활동에 늘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향 주민 유금호(61·남양주시 능내리) 씨는 "(이진호 씨) 차를 보면 뒷좌석부터 트렁크가 항상 잠수 장비로 가득 차 있었다"면서 "수해가 나거나 사람이 물에 빠졌다는 얘기가 있으면 언제나 바로 구조활동을 떠났던 분"이라고 기억했다.

이씨의 모친 장춘자(72) 씨는 30년 넘게 동네에서 한결같이 나눔을 실천해 왔다. 가을이 되면 김장김치를 만들어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에게 배달했다. 도로 제초작업, 꽃 가꾸기, 하천변 쓰레기 줍기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봉사활동을 했다. 관절이 좋지 않아 오랜 시간 활동에 제약이 있고 가계 형편이 좋지 않았음에도 아들의 비보를 접하기 직전까지 봉사활동에 매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 또한 이 같은 부모의 영향을 받아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에 마다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것이 지인들의 설명이다. 부친에게서 잠수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인명구조에 앞장서는 마음가짐도 갖추게 됐다고 고향 주민들은 설명했다.

이씨의 남동생 승철 씨도 2000시간이 넘는 봉사활동으로 2012년 남양주시에서 표창까지 받았다. 그런 승철 씨는 형의 비보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승철 씨는 "형 둘째 아들이 (안산 단원고) 애들과 같은 고2라서 안타까운 마음에 자처해서 내려간 것으로 안다"며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좋은 일 하겠다고 갔다가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의 어머니는 "좋은 일을 아무리 많이 해도 이게 다 무슨 소용이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남양주시는 세월호 구조작업 중 숨진 이씨를 의사자로 지정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 해경에서 사실확인조서와 시체검안서 등이 서류가 도착하는 대로 보건복지부에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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